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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 골똘히 생각하지 마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는 1년에 끊는 속도위반 딱지가 회의실 전체를 도배할 수 있을 만큼 속도광이다. 청소년 시절 개인용 컴퓨터가 개발되기 전, 무단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다 걸려 사용금지처분을 받았고, 친구와 함께 불도저를 빌려 한밤중에 땅을 파는 엉뚱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과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순간에 있어서는 신중하고 정확하기로 유명하다.

선택의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피드다. 그것도 빠르지만 정확한 결정력 말이다.

'스프링'(원제:The Impulse Factor, 흐름출판)의 저자 닉 태슬러는 정확하고 빠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충동'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동안 충동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저자는 충동에 대한 고정관념과 오해에 반기를 든다.

'스프링'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 선택이 실은 이성이나 감성이 아닌 충동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신선한 주장을 펼친다. 파격적인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논거 때문에 출간 전부터 리딩 언론과 경영 석학들의 주목을 받은 이 책은 2008 USA 북뉴스 '최고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저자는 "충동은 성공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이자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감수성을 다듬고 기르듯 충동성도 다듬고 기르면 폭발적인 성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기회를 낚아채는 충동의 힘을 '스프링'이라고 정의한다. 기회를 발견하고 그것을 재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 이 능력은 곧바로 성공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심리학에 머물던 의사결정의 세계를 뇌과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그려낸다. 아울러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게이츠, 버진그룹을 이끄는 리처드 브랜슨 등 속도와 창조적인 파괴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혁신적인 성공을 이뤄냈는지 다루기도 한다.

또한 저자는 약 5만 년 전,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음악과 예술, 문명을 창조하기 직전에 돌연변이로 발생한 도파민 유전자를 가진, 전세계의 25%의 사람들이 세상을 새로운 방향으로 과감하게 이끌어왔다고 말한다.

그동안 성공의 핵심 요소로 양육을 강조해왔다면 그는 타고난 유전자가 그 어떤 학습보다 강력하게 성공을 좌우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직원들에게 똑같은 지침을 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두 유형의 사람들을 짝지어, 적재적소에 비치함으로써 사회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