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통해 생긴 이익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라는 기치아래 모인 19명의 기술자가 32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독점기업에 대항했다. 그들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전신전화공사(현 NTT)을 무너뜨렸고, 도전은 일본 통신업계의 역사를 바꿔냈다.
서돌 기업 다큐멘터리 시리즈 '도전자'는 설립한 지 10년 만에 일본 최대 민간 통신회사로 성장한 KDDI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소설로 엮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27살 때 맨몸으로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인 전자부품 회사를 설립한 유명 CEO로, 일본이 전화통신사업을 자유화한 1984년, 제2전전(현 KDDI)을 설립하며 일본전신전화공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일본 통신업계는 국영기업인 일본전신전화공사가 100여 년간 독점하고 있던 상황이라 사람들은 이나모리 가즈오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라고 비웃었다. 그럼에도 이나모리 가즈오는 전화사업에 진출했다.
그것은 경영자로서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일본전신전화공사와의 경쟁을 통해 전화요금을 내리면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그것이 공익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리고 그의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실제로 일본전신전화공사의 독점으로 3분에 400엔을 웃돌던 도쿄-오사카 간 전화요금은 제2전전의 등장으로 경쟁구도로 바뀌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을 믿고 통신 분야 기술자 19명이 모였고, 냉담한 시선 속에서도 그들의 도전은 몇 년후 전화요금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쾌거로 이어졌다. 아울러 제2전전은 설립 10년 만에 일본 최대 민간 통신회사인 KDDI로 성장했다.
특히, 소설가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시부사와 가즈키는 20년 간 통신 분야 기자로 활동하며 KDDI의 성장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보았으며, 경영자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직원들의 도전정신이 KDDI를 10년 만에 일본 최대 민간 통신회사로 키운 힘이었다고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