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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업계 최초로 EPC 경쟁 입찰을 통해서 미국 플랜트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일본의 미쯔이의 합작사인 다우-미쯔이 클로르-알칼리 유한책임회사(Dow-Mitsui Chlor-Alkali LLC)로부터 4.1억달러 규모의 염소 및 가성소다 생산 설비를 수주, 계약식을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서울 도곡동의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진행된 계약식에는 삼성의 박기석 사장과 다우-미쯔이의 프레이(Todd A. Prey) 사장 등 양사의 최고 경영진이 참석했다.
미국 텍사스 남부의 프리포트시에 위치한 북미 최대의 석유화학단지 내에 건설되는 이번 플랜트는, 연간 82만톤의 염소와 88만톤의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설비로서 염소 생산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턴키(LSTK) 방식으로 수행하며, 2013년 1월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국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EPC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 플랜트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미국 플랜트 시장은 화공과 발전 분야를 합치면 연간 1천억불이 넘는 큰 규모이지만, 자국 회사 중심으로 발주가 되고 있어 유럽과 일본업체들의 진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삼성엔지니어링 박기석 사장은 “중동에서 입증된 것처럼 당사는 기술력이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에서는 자신 있었지만, 북미에서의 사업 수행 경험이 없어서 번번이 미국 內 입찰 기회를 놓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미국 플랜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은 물론 캐나다, 브라질 등 아메리카 전 대륙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다우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공기 단축 등 차별적인 사업수행 성과를 바탕으로 주요 국영석유회사(NOC)를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국제 민간석유회사(IOC)로까지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편, 삼성측은 이번 미국 진출을 위해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8년 휴스턴 법인을 설립하여 화공 업스트림 등 신규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북미 등 선진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의 전초 기지로 삼아왔다. 삼성은 미국 법인 외에도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멕시코 등지에서 거점을 운영하며 글로벌 경영(Global Operation)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