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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연극 ‘명배우 황금봉’23일까지 공연

[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극단 <김태수레파토리>에서는 이 시대 최고의 희곡작가로 불리는 김태수의 창작초연작 '명배우 황금봉'을 오는 23일까지 두레4관 소극장에서 올린다. 창단공연작인 '서울은 탱고로 흐른다'의 성공적인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리는 극단의 야심작인 셈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으며 365일 내내 전국 어디에서든 뭔가 하나쯤 그의 작품이 공연 되고 있다는 김태수 작가가 자신 있게 내놓은 창작초연작 ‘명배우 황금봉’은 2년 동안 치열하게 갈고 닦은 작품이라 더욱 기대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꽃마차는 달려간다’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칼맨’ ‘홍어’ ‘서울 열목어’ ‘이구아나’ 등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수많은 히트작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작품도 많은 극단에서 공연하고 싶은 뛰어난 명작이 될 듯하다.

스캔들로 인해 영화출연이 끊긴 채 25년을 무상히 보내온 70세의 쇠락한 영화배우 황금봉은 영화에 출연해줄 수 있겠냐는 이름 모를 어느 영화사 사장의 전화를 받는다. 사장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황금봉은 그를 집으로 초대하고는 비장의 무기인 칠리소스 연어구이라는 아주 특별한 음식을 만든다. 25년만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손님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 큰 황금봉. 그는 약속시간에 맞춰 한껏 멋을 낸 후 영화사 사장을 자신있게 기다리지만 웬일인지 그는 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지루하게 계속된다. 그러자 황금봉은 자기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과 반대로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아픈 사건들을 끄집어내어 기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통해 황금봉의 인생 전체를 관객에게 엿보인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영화사 사장은 저녁이 되도록 끝내 오지 않는다. 참담한 기분이 되는 황금봉. 아침부터 일어나 정성껏 준비하고 만든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황금봉은 인생에서 가장 지루했던 하루를 보내는 과정을 통해 뼈아픈 삶의 진실을 깨닫는다.

감동적이고 가슴 시린 이야기를 전혀 지루하지 않은 문체로 코믹하면서도 품격 높은 언어로 전개해놓은 김태수 작가의 극적 짜임새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연극이 됨에도 연극계에서 높은 관록을 쌓아온 노련한 배우들의 뒷받침이 있어 ‘명배우 황금봉’은 더욱 기대가 된다.

연기경력 40년의 공호석, 30년의 박기산, 25년의 정병호 등 쟁쟁한 멤버들과 진명선, 서민희, 김윤덕 등의 탄탄한 여배우들, 그리고 신예 여자연기자인 도레미와 소원의 풋풋한 하모니로 작품의 기대치를 한껏 높인다.

신묘년 새해 벽두를 장식할 아름답고 격조 높은 창작초연 연극이 될 ‘명배우 황금봉’은 한국연극계에 좋은 연극으로 기억되게 할 여러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는 덕에 명품연극으로 자리매김 하고픈 부푼 꿈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