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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동방신기 맴버인 심창민(23)의 연기도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파라다이스 목장>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드라마 활영이 들어간 지 1년이 지난 지금에야 전편 사전제작으로 형태로 SBS에서 매주 월·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편성이 늦어진 덕분에 동방신기 팬들은 드라마가 시작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을 테지만, 주상옥은 SBS 자이언트에서 '조민우'란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니, 예정보다 늦어짐이 항상 손해만 보는 일만은 아니다.
2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최근 목동 SBS 방송국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드라마답게 취재진들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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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목장 제작발표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철규 감독, 유하나, 심창민, 이연희, 주상욱, 장현주 작가, 서희정 작가(왼쪽부터) |
<황진이>(KBS 2006), <대물>(SBS 2010) 등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 <커피프린세스 1호점>(MBC 2007)의 장현주 작가, <태양 속으로>(SBS 2003)의 서희정 작가가 한 팀이 돼 제작된 '파라다이스 목장'은 과연 어떤 드라마일까?
열하홉·스물하나의 젊은 커플은 사랑 하나만 믿고 겁 없이 결혼했지만 6개월 만에 헤어진다. 그리고 7년 뒤 우연히 다시 만난 남녀는 계약 동거에 설상가상 서로의 연인에 대한 연예코치까지 하게 된다. 게다가 남녀의 새로운 연인들은 과거 서로 알던 사이(여자가 남자를 좋아했던)다.
이런.. 설정이 식상하다. 요즘 언어로 말하자면, '구리다'. 흔하디흔한 4각관계에, 시청자를 짜증나게 만드는 사랑과 현재의 사랑을 연결 시켰다.
문득 'SBS 아테네의 크로스된 사랑이 전개되며 드라마를 안 본다'고 말한 한 시청자의 말이 떠오른다. 극적인 요소가 필요한 드라마라고 하지만, 4각 관계를 기본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비슷한 설정의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지쳐가고 있다.
또 이혼 후 친구처럼 지내며 서로의 새 애인에 대해 코치를 하는 부분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손예진·감우성의 <연예시대>(2006 SBS)를 떠올린다. 물론 <파라다이스 목장>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시청자 연령대가 다르지만, 두 드라마에 대한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제작진은 6분간의 예고편을 보여줬다. 극 중 '3초 후 찌릿하면 우리 연예할까?'란 대사를 들으며, 6분 내내 찌릿한 장면을 찾기 위해 애를 썼으나, 말똥에 얼굴을 묻고도 환하게 웃는 이연희만 기억에 남은 채 아무 일 없이 6분이 흘러가고 말았다.
'이것은 예고편이니, 막상 드라마를 보게 되면 다른 생각이 들겠지. 그래도 10대들은 재미있게 보겠지. 수십만 팬이 있는 동방신기의 심창민 첫 출연작인데, 팬들이 응원하겠지…….'란 결론만 내린 채…….
천방지축 수의사 이다지 역의 이연희는 드라마를 풀어나가는 주인공답게 상큼 발랄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누군가를 쫓아다니는 역할만 하다가 처음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역할이라 대본보며 낄낄대며 웃었다"고 밝히는 이연희는 동갑내기이자 같은 소속사(SM) 심창민과의 연기를 재미있게 했다고 밝힌다.
까칠한 재벌 3세 한동주 역의 심창민. 동방신기의 막내로 어리게만 보였던 그가 어느새 남자가 돼 결혼에 이혼까지 당했다. 그러나 첫 연기에 대한 긴장 때문일까? 부릅뜬 두 눈과 어색한 시선처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심창민은 "한동주의 첫 등장신이 가장 어려웠다"며 "1년 3개월 전 감독님의 지적을 많이 받으며 연기를 배웠는데 부족하지만 무사히 마무리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연기였기에 긴장이 많이 됐지만 6개월 동안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는 그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 했다.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보다는 귀여운 면이 많은, 어수룩하고 칠칠 맞는 캐릭터다"고 한동주에 대해 설명한다.
김철규 감독 역시 "가수의 첫 연기 도전이라 걱정돼 매일 밤마다 불러 지도 했다"며 "처음 연기는 서툴었지만 빨리 적응을 해 후반기는 캐릭터와 잘 맞았다. 장난기 많고 까칠스럽지만 따뜻한 면이 심창민 본인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드라마 방영전이라 연기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지난 2009년 정윤호의 첫 드라마 <맨땅에 헤딩> 보다는 연기력이나 시청률이나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다. 동방신기와 JYJ 갈등이 깊어가며 동방신기의 팬들이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본방 사수'에 나설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2009년 8월경 동방신기 3인과 소속사 간 법적 분쟁으로 동방신기가 해체 위기에 몰리는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촬영했던 정윤호와 달리 심창민은 더 안정된 상황에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진지하게 노력하는 이미지답게 심창민은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향상된 연기력을 선보일 것이라 여겨진다.
사실 <성균관 스캔들>(KBS2 2010)에서 이선준 역을 맡았던 박유천과 비교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당시 기대하지 않았던 박유천의 연기력에 많은 이들이 호평을 보냈다. 나 역시 기대 이상의 연기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며 <자이언트>가 아닌 이 드라마를 시청했었다. 그러나 입체감 없는 캐릭터에, 현대극이 아닌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그가 연기하는데 더 수월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선준은 우울하고, 답답했기 때문이다.
연출자인 김철규 감독이 "이번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사랑이라는 것이 자기 입장만 가지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라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난 체질적으로 유치한 것은 잘 보는 만큼 유치한 드라마는 아니다"고 언급했는데, 오늘 밤 드라마를 봐야 알 것 같다. 그들이 그린 드라마속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