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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세계 초연되고 있는 뮤지컬 <미션>이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개막 첫 주 관객을 대상으로 리콜 서비스를 결정했다.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작곡가로 참여하는 뮤지컬 <미션>은 월드투어를 목표로 전 세계 초연을 지난 2월 2일 국내에서 올렸다. 기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며 새롭다는 반응과 낯설다는 반응 등 다양한 의견을 양산했다. 그러나 개막 첫 주 배우 캐스팅, 안무 등을 놓고 관객들 사이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고, 여기에 종교적인 격론까지 이어지며 예매처인 인터파크 미션 게시판이 임시로 닫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주최사인 상상뮤지컬컴퍼니는 이탈리아 제작진과 일주일간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가 되었던 캐스팅을 변경하고 배우들의 무대 동선과 조명효과 등을 교정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2월 8일 공연부터는 훨씬 좋은 무대로 관객들의 앵콜 박수가 나오는 등 공연에 대한 완성도와 만족도를 채워나가고 있다.
이에 주최사는 <미션>이 기존 뮤지컬들에 비해 역동적인 안무나 뮤지컬 넘버 등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음악성과 드라마에는 강점이 있다고 판단, 관객 불만이 제기되었던 개막 첫 주 공연 8회차 관람객 전원에게 재관람 기회를 제공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상상뮤지컬컴퍼니는 공연을 다시 한번 보고 평가해 줄 것을 당부하며 월드투어의 첫 시작을 함께 응원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뮤지컬 <미션>은 선교사들이 과라니 원주민과 나누는 우정, 사랑 등의 감동적인 스토리나 웅장하고 섬세한 무대장치 등에서는 박수를 보내는 반면 배우들의 가창력이나 녹음반주에 있어서는 비평을 받았다. 유럽 뮤지컬이 노래보다 연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연기력을 우선하는 연극배우 출신들로 구성된 점이 가창력 논란의 계기가 되었다며 2월 10일 목요일 공연부터는 합창단 15명이 가세해 더욱 풍부한 노래를 들려 줄 계획이다.
또한 주최측은 녹음 반주 부분은 보통 라이브 무대에는 20명 내외의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데, 작곡가로 참여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90여명이 녹음한 풍부한 음악을 20명으로 축소해 공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녹음 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미션>의 음악은 90여명의 로마 심포니타 오케스트라가 한달 여간 심혈을 기울여 녹음한 것으로, 로마 심포니타 오케스트라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오케스트라로 활동하던 팀으로 2007년 10월 엔니오 모리꼬네의 내한 공연 때도 함께한 팀이다.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앤줄리엣 등 유럽 오리지널 뮤지컬팀의 내한공연 때도 녹음공연을 했으며 유럽팀은 대부분 녹음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경우는 아님을 밝혔다.
지난 8일 공연을 본 뮤지컬 업계 관계자 역시 "미션은 기존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면들이 있다. 맘마미아나 노틀담 드 파리 같은 작품에 익숙한 국내 관객으로선 역동적인 안무나 보통 30여 곡이 넘는 넘버들을 기대했을 법한데, 미션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수준 높은 곡들에도 불구하고 넘버 수가 적고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 생소하게 느끼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본다. 2주차 공연에선 변경된 여주인공의 가창력이 돋보였고 음향 및 무대도 많이 안정돼 보였다."고 전했다.
뮤지컬 <미션>은 서울에서 진행된 전세계 초연을 시작으로 2012년 이탈리아와 영국 웨스트엔드를 거쳐 2013년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할 계획으로 출발했다. 전세계 최초로 뮤지컬 <미션>의 라이센스를 향후 10년 동안 확보한 한국이 이탈리아 제작진과 손을 잡고 만든 우리나라 뮤지컬의 브로드웨이를 향한 도전 작품이다. 그만큼 앞으로 해내야 할 숙제가 많은 작품이다. 초연인 만큼 그 준비 과정도 어려웠고 공연을 올리고 나서도 많은 과제들을 남기고 있다. 주최측은 "제작진이 공연 재관람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까지 이 공연에 대해 재평가를 해달라고 네티즌에게 호소하는 것은 이것이 1회성 수입 공연이 아닌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만들어 가는 공연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미션>은 오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