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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라는 노래가 대변하듯 많은 사람들이 TV등장으로 인한 라디오 시대의 종식을 예견 했다. 그러나 영향력은 이전과 비교하기 힘들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고유한 영역에서 사랑받은 매체로 살아 남았다.
현재 신문과 방송은 TV의 등장으로 겪었던 라디오 이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11년에는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 완료되고, 신문사들이 종합편성 출범으로 방송에 진출한다. 인터넷 포털은 점차 언론의 기능을 잠식하고 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도 매체보다 한 발 먼저 각종 소식을 전하고 있다. 과연 신문과 방송은 라디오가 그러하듯 고유한 영역을 지키가며 생존할 수 있을까?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자책의 충격>을 쓴 사사키 도시나오는 근간 <신문, 텔레비전의 소멸>에서 신문•방송사들이 애써 피하고 있는 진실을 폭로한다.
도시나오는 각종 언론들이 치명적인 위기를 맞게 되리라 단언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구조적이어서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제 대중은 파편화돼 소집단으로 분화해버렸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는 힘이 약해지고, 미들미디어는 급부상했다. 지금까지 신문과 방송이 대중매체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독자와 시청자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대중화 이후 신문과 TV 등 대중매체는 더 이상 대중의 눈길을 붙잡아둘 수 없게 됐다. 인터넷과 연결된 개별 미디어로 무장한 네티즌은 더 이상 대중이 아니라, 미디어 참여자이자 이용자로 변했다.
둘째, 기존 신문과 TV 방송의 영향력과 위상이 크게 축소됐다. TV나 신문은 구세대나 보는 미디어가 돼 버렸다.
셋째, 기업들이 더 이상 신문이나 TV 같은 미디어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 신문 독자나 TV 시청자는 취향이나 계층이 다른 ‘집단’일 뿐, ‘타깃 고객’을 원하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이제 고비용 저효율의 미디어에 광고비를 쓸 필요가 없어졌다.
넷째, 이제 더 이상 뉴스 등의 편집•편성권이 신문사와 방송국의 독점 권력이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보고 유튜브나 동영상 포털이 활성화, 일반화된 상황에서 어떤 미디어의 내용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포털 운영자의 권리 영역이 됐다.
물론 저자가 신문•방송에 대해 무조건 몰락하거나 종말을 고한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인인 저자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고, 희망을 찾고자 고군분투한다.
이 시대에는 미디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신문과 방송이 인터넷 미디어와 대결 구도를 버리고 협력과 상생의 길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포털 사이트는 적이 아니다. 신문사나 방송국은 포털 사이트가 없다면 홈페이지에서 광고 수익을 더 얻었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방문 손님을 모으기 위한 광고 비용을 더 들여야 했을 것이다.
저자는 신문사와 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타 매체와 윈윈할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