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가슴 안에 혹을 맘모톰 시술로 간단하게 없앨 수 있다는데 정말인가요?”
K(49, 주부)씨는 타 병원에서 맘모톰 시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본원을 찾았다. K씨는 유방 내 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시술을 피하고 싶어 여러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K씨는 혹의 양성과 악성 구별을 위해 정확한 조직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심생검 조직검사를 실시한 결과 K씨의 유방 혹은 그냥 놔둬도 되는 양성으로 맘모톰 시술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최근 유방전문병원에서 맘모톰 시술이 흉터와 통증, 출혈이 적고 즉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용이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 무분별한 맘모톰 시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환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종양을 감별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수질성 암이나 점액성 암처럼 양성 혹의 모양을 한 암을 정확한 조직검사 없이 바로 맘모톰 시술을 함으로써 수술 범위를 더 넓게 만들거나, 항암치료 등 암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바로 그러한 사례들이다. 가지고 살아도 문제가 없는 혹을 맘모톰으로 제거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엽상형 종양처럼 재발 방지를 위해서 맘모톰 시술 보다는 외과적 수술이 더 바람직하다.
맘모톰 시술은 원래 조직검사용으로 미세석회화가 있거나 중심생검을 시행했지만 진단이 애매하여 많은 조직이 필요한 경우 시행하는 시술로 특수하게 고안된 일회용 칼을 삽입 후 진공으로 흡입하여 조직을 얻는 시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큰 흉터 없이 유방 내 섬유선종 같은 양성 혹 제거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맘모톰 시술은 비록 간단하고 양성 혹 제거에 효율적이지만, 몸에 상처를 내는 시술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어느 질환이든 마찬가지지만 정확한 검사를 해야만 정확한 치료가 가능한 만큼 환자들은 맘모톰 시술을 결정하기 전에 숙련도 있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조직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유방질환 치료를 결정하는 조직검사란 무엇일까? 조직검사는 유방 조직의 일부를 3-5개 큰 조각을 떼어 현미경으로 관찰해서 최종적으로 양성과 악성(암)을 구별하고 정확한 조직학적 병명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여러 조직검사 중에서도 총생검이라고도 불리는 중심생검이 가장 널리 실시되고 있다. 피부 마취 후 일반 바늘 보다는 훨씬 굵은 14 게이지 총을 이용하여 2cm 길이의 조직을 얻어내는 중심생검은 큰 통증 없이 행해지며 98%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낸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비로소 맘모톰 시술의 여부가 결정된다. 중심생검 조직검사를 통해 유방 에 있는 혹이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는지, 가지고 있어도 별 문제가 없는 혹인지가 판별된다. 비록 양성 모양의 혹일지라도 드물지 않게 암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으며 그런 경우는 반드시 맘모톰이 아닌 외과적 수술을 시행 받아야 한다.
조직검사 결과 맘모톰 시술이 시행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데, 비정형관상피증식증(ADH) ▲방사성반흔(radial scar) ▲유두종 ▲경화성선증 ▲개화성관상피증식증 ▲증식성세포를 가진 일부 섬유선종 같은 양성 종양들이 발견될 때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장차 암으로 전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맘모톰 시술을 통해 혹을 제거해야 하며 동시에 조직검사를 좀더 정확하게 다시 시행해 혹 시 관상피 내암 같은 더 나쁜 조직을 포함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증식성 병변을 가지고 있지 않는 섬유선종이라 할지라도 환자의 나이가 젊어 계속 커지거나 환자 본인이 신경이 쓰여 불편하거나 암의 공포가 크거나 혹은 유학이나 외국 거주자라 정기적 검사가 불가능 할 경우에는 맘모톰 시술의 적응증이 되며 매우 유용하게 이용 될 수 있다.
맘모톰은 양성종양을 가진 환자들에게 빠른 시간 내에 큰 통증 없이 최소한의 상처로 골치덩어리 혹을 없애주는 매우 유용한 첨단 시술임은 틀림 없지만 그 만큼 너무 쉽게 남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안타까워 필자의 경우는 환자들에게 맘모톰 시술 전 조직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낭종 같은 혹은 조직검사 없이 혹의 모양만 보고도 양성임을 알 수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종양은 아무리 경험 많은 전문의라 할지라도 혹의 모양만 보고 100% 조직학적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유방질환의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병리학적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정기적 추적검사나 필요하다면 맘모톰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맘모톰 시술과 마찬가지로 조직검사의 관건은 혹의 모양이 조직검사를 필요로 하는 혹인지를 먼저 올바르게 파악한 다음의 정확한 조준의 조직 채취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좋은 초음파 장비와 오랜 임상경력을 지닌 능숙한 유방 전문의의 시술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대학교병원진료교수, 영상의학과 전문의 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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