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뉴욕=유재수 특파원] 주택시장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감정가 하락으로 인해 거래가 취소되어 울상짓는 부동산 중개인이 증가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28일(현지시간)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협회소속회원의 10%가 계약서 가격보다 감정가가 낮아 매매 취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5%는 지나치게 낮은 감정가로 가격재협상을 벌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판매자들이 급매를 위해 가격을 자발적으로 낮추거나 구매자측이 현금 결제를 내세워 가격을 깍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에도 건설업자들의 30% 이상이 저(低, low)감정가로 판매에 지장을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정가가 주택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금융사들이 감정가에 준하여 모기지 대출금을 산정하기 때문. 금융사와 감정사는 주택가격이 계속 하락 중에 있기 때문에 감정가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주택버블 시기에는 집값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감정가가 낮게 나와 문제가 되곤했는데 요즘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감정평가와 대출조건이 모두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로버트 데이비스 전미은행가협회 부회장은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 더욱 어렵다"면서 "주택가격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압류. 시장조사업체 리얼티트랙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매매의 26%가 평균가에 비해 28%가량 가격이 하락한 압류물건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절반가량의 가격으로 압류매물이 판매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