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금융시장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의 유로존 탈퇴설은 독일 일간지 슈피겔(Spiegel)이 지난 6일(현지시간) EU가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는 그리스 사태, 포르투갈 구제금융, 차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선임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Georgios Papandreou) 그리스 총리는 "유로존 탈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러한 유언비어는 국경을 넘는 범죄행위다"며 슈피겔의 보도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Jean Claude Junker) 룩셈부르크 국무총리도 "그리스의 추가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필요없을 것이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은 어불성설이다"며 "금융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채무 구조조정안도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현 단계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을 탈퇴하는 순간 그리스 국채는 차환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리스 국채도 ECB와의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에 담보물로 사용될 수 있고, 이 때문에 그리스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의 입장에서는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구제금융을 끌어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무장관회의 관계자는 "EU가 그리스로부터 추가 담보물을 받는 조건으로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게오르그 파파콘스탄티누(George Papaconstantinou) 재무부 장관은 "금융시장에서 그리스를 계속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그리스는 2012년과 2013년 차입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내년 국채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 국채매입을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WSJ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 억제목표치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