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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은혜 기자]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미디어가 탁월한 즉시성과 쌍방향성 때문에 신문 방송 인터넷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는 지난 4.27재보궐선거에서 3~40대 젊은층의 스마트폰 ‘투표인증 샷’과 ‘출퇴근 투표 독려’현상에서 입증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주언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고문(전 한국기자협회장)은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기자협회 포럼-인터넷언론과 SNS」에서 SNS가 개인간 소통위주의 도구에서 특정이슈와 사건에 있어서는 기존 미디어 기능을 넘어서는 속보성과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능은 내년 선거에서 극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기능 때문에 내년 선거에서는 중앙 신문과 방송, 종편 방송 등 보수 언론과 인터넷 언론, SNS의 대결구도가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고문은 선거과정에서 트위터가 영향을 끼친 사례로 4.27보궐선거 당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투표참여 인증샷 열기와 출퇴근 투표독려 열풍을 소개했다.
분당을의 젊은 층과 노장층의 세대 대결 양상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영향으로 젊은층의 투표율 막판 급상승을 이뤄 손학규 후보의 승리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분당을 투표율 49.1%는 역대 재보선 평균투표율(30%대)과 이번 재보선 평균투표율(39.4%)보다 10%p 가량 높다.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이전과 퇴근한 오후 6시 이후에 투표가 집중됐다. 오전 9시 10.7%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 평균(9.7%)보다 높았다. 오후에는 젊은 층의 투표 열기에 자극받은 노장층이 투표장으로 몰려와 민주당과 손학규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이때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퇴근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드시 투표해줄 것을 호소하는 긴박한 메시지가 오갔다. 결국 퇴근시간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직장인들이 투표장에 몰려들면서 손학규 압승을 일궈냈다.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8시를 앞두고 넥타이를 맨 젊은 층이 투표장으로 몰려 투표종료 1시간을 앞둔 오후 7시에 42.8%였던 투표율이 6.3%p나 올라 49.1%를 기록했다. 직장인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만에 몰린 1만5,002표는 전체 투표수 중 18.3%에 해당한다. 이는 분당을 노년층 유권자 비율을 압도한 수치다.
김 고문은 “SNS가 유권자의 정치행위에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한 것은 신문과 방송 등 기존 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이 점차 쇠퇴하고 있음을 반증한다”며 “수용자들이 공영방송 KBS와 MBC를 믿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이고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신문은 물론 다른 신문들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올해 첫 정기 포럼이 20여 명의 회원 및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료됐다. ⓒ민보경 기자 |
북아프리카, 아랍권의 장기독재가 무너지는 현상도 트위터의 영향이 크다고 그는 소개했다.
튀니지 중부 소도시 시디 부 지드에서 노점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소식이 튀니지 국민을 분노케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분노한 시민이 결집했다.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SNS를 중심으로 정권 퇴진 운동이 확산됐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안 돼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튀니지의 23년 독재체제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다.
김주언 고문은 “튀니지 혁명에서 볼 수 있는 것은 SNS는 통제된 언론 환경에 균열을 내고 감춰진 진실과 억눌려 있던 의견을 전파하는 ‘대안 언론’ 역할이다”며 “이들 국가에서는 언론 통제, 공권력 등에 억눌려 있던 불만과 갈망이 SNS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사회적으로 조직화하면서 거대한 힘을 발휘했다”며 SNS는 직접 민주정치의 국제적 광장과 현실정치에서도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라며 부연했다.
그는 또 “속보를 따라올 매체로 SNS를 따라올 내체는 없다”며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서 트위터로 생중계한 사례를 소개했다.
기존 매체와 SNS의 차이에 대해 김주언 고문은 기존 매체는 갑과 을의 위계적인 관계로 형성된 반면, SNS는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 수용자가 될 수 있는 갑과 갑의 질서로 바꾸었다고 설명하였다. 뉴스의 수직적 전파를 수평적 전파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끝으로 김 고문은 인터넷매체에 대해 모바일웹 활용수준을 벗어나 SNS기능을 어떤식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신문방송과 같은 일방향 미디어 시대는 끝나간다고 확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