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이 지속되기만 한다면 미국은 계속 선두를 유지할 것이다.”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사진)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석좌교수는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세계경제의 새로운 권력이동’이라는 특별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7~2009년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의 회복세가 더딘 반면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선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장의 권력이 브릭스로 이동하지 않을 것” 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매킨스 교수는 “금융시장의 성공은 혁신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위기를 겪었지만 여전히 브릭스보다 견고하며 선진적 금융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워낙 격차가 커서 역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스킨 교수는 우선 미국의 금융시장이 위기를 야기했지만 금융시장 구조는 브릭스보다 훨씬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장차입과 대출확대에 나서는 선진적 금융시스템이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경제의 선순환 성장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브릭스 국가들은 이 같은 부분에서 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미국에서 금융혁신이 지속되는 한 경제리더십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그는 미국에 대한 장기적 문제는 과장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중국, 러시아 등 브릭스의 장기적 문제는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민주주의가 구현되지 않아 장기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0년 간 중국은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잘 통치되고 있지만 정치적 억압이 해(harmful)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매스킨 교수의 평가다.
매스킨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국가부도나 EMU(유럽경제통화동맹) 탈퇴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유럽은 유로화를 포기하거나, 단일 재정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