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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협상 진전 없는 가운데 양당 별도의 채무한도 증액안 준비

미국 정치권이 부채 상향 협상 타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으나 여전히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CNBC 등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 사이의 협상이 진전 없이 끝나자 공화당과 민주당은 별도로 채무한도 증액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월2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백악관과 민주.공화당 지도부는 협상을 벌였지만 연방정부 부채증액과 재정적자 감축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말 협상에서 공화당은 임시적으로 부채한도를 올해 일부 상향조정한 뒤 내년 중 다시 증액하는 2단계 방안을 내놨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쟁점화 될 것을 우려해 일괄 타결을 선호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회는 내년 11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 이후까지 최소한 18개월간 디폴트의 위협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대규모 지출감축과 세제개혁이 포함된 이른바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하원의장은 백악관에서 만나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3조5000억달러 줄이고 채무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24일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최악의 시나리오 모드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과 공화당 간 '치킨 게임'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미 국채와 달러 투매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가뜩이나 취약해진 미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추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은 8월2일 전에 채무한도가 증액될 것으로 믿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미국의 디폴트가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