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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정보 수집' 애플·구글에 세계 첫 제재 이뤄져

[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정보 수집 문제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애플과 구글에 대해 방통위에 의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재조치가 내려졌다.

제재 수위가 소액의 과태료와 시정조치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위치정보 수집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또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최고 징계가 이뤄졌다. 물론 최고 징계가 너무 약해 현행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를 열어 두 회사의 위치정보 수집행위가 위치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짓고 애플코리아에 대해 과태료 300만원 및 시정명령,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글로벌 스마트폰 위치정보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이 위치정보 수집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외국에서도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진 경우가 있었지만, 이에 대해 위법 결정을 내리고 처벌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방통위는 이번에 애플과 구글에게서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는 과정과 위치정보 관리에서 위법 사실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방통위 조사에 의하면, 애플과 구글은 모두 현행 위치정보보호법에서 위치정보 노출·변조·훼손을 막기 위해 암호화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사용자 위치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폰에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로 인해 폰을 분실하거나 해킹 당할 경우 사용자 위치궤적이 타인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애플은 위치정보를 폰에 일주일간 저장한 구글과 달리 10개월 동안이나 캐시(cashe) 형태로 저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애플은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일부 아이폰의 경우, 사용자가 위치 서비스 설정을 ‘끔’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정보를 수집해 본사 서버로 전송, 위치정보 제공 의사를 철회했는 데도 위치정보가 수집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통위 신용섭 상임위원은 "오늘의 행정조치는 1단계일 뿐이고, 근원적 문제인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해야 한다"며 위치정보수집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 공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