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외국인이 투매를 이어가고 여기에 개인이 동참하면서 코스피 2000선에 이어 1950선까지 무너져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4.31% 폭락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다.
5일 코스피는 74.72포인트(3.70%) 급락한 1,943.75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18일 이후 처음이다. 나흘간 빠진 포인트만 해도 229포인트다.
지수는 오전 한때 1,920.67까지 떨어지며 4.85%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대지진 직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던 3월15일의 장중 최대 낙폭(4.52%)보다도 컸다.
외국인은 4천69억원을 순매도하며 나흘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4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일부터 나흘 동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한다.
전날만 해도 4천725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도 투매에 동참해 5천80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9천53억원을 순매수했다. 국가ㆍ지자체도 863억원을 순매도하며 거들었지만 지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설업종이 6.15% 급락했고, 화학 4.79%, 전기.전자 4.22%, 기계 3.86%, 운송장비 3.40%, 유통업 3.32%, 철강.금속 2.90%, 금융업 2.65% 등도 모두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거의 모든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3.90%, S-Oil 7.77%, SK이노베이션 5.61%, LG화학 2.16% 등 정유 화학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 5.75%, 삼성생명 1.55%, 한국전력 4.24%, 현대차 2.39%, 기아차 0.82%, 신한지주 3.61%, 하이닉스2.28% 등 하락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9천38억원(7천175계약)을 순매수했다.
현물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으로 사들이자 선ㆍ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크게 개선돼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천6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도 9천456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기관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에서도 7천26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2천10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차익, 비차익거래를 합한 프로그램매매 순매수 규모는 1조1천122억원으로 지난 5월31일 이후 최대치였다.
프로그램매매가 코스피 폭락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 셈이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25포인트 내린 495.55포인트를 기록하며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개인이 792억원 순매도 했고 외국인은 34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이 1157억원 순매수해 지지선을 세우며 추가 하락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