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각종 대외 악재로 인해 주가가 연일 급락해 수많은 투자자가 패닉 상태에 빠졌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금융상품 등에 가입했다가 최근 주가가 폭락하자 고수익을 챙긴 투자자들도 있다. 이달 초만 해도 2,170선에 있던 코스피가 약 500포인트 가량 떨어지면서 9일 1,700선대로 수직 낙하한 것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대박이 됐다. 이들은 지수가 급락할수록, 장중 변동폭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으로 더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인버스ㆍ금 ETF
인버스ETF와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락장을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재산 불리기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인버스ETF는 코스피와 거꾸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9일 오전 현재 TIGER인버스는 지난 1일 종가보다 무려 22.12% 올랐고, KODEX인버스, KOSEF인버스는 각각 21.90%, 21.40% 상승했다.
이로써 인버스ETF의 지난 엿새간의 수익률은 유가증권시장 993종목 중 5~7위에 올랐다. 이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이상급등 우선주나 단기수익률 게임이 진행된 주식뿐이다. 인버스ETF가 미국발 포화로 쑥대밭이 된 금융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꽃을 활짝 피운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금에 투자하는 ETF상품의 수익률도 높아졌다. HIT골드는 11.94%, KODEX골드선물은 7.48%, TIGER금은선물은 5.95%의 수익률을 냈다.
◇ 풋옵션ㆍ풋ELW
풋옵션 투자자들은 요즘 로또 당첨에 비유될 정도의 고수익을 올렸다.
행사가 250인 코스피200풋옵션 8월 물은 9일 현재 30.45(304만5천원)까지 올랐다. 시장이 급락하기 직전인 1일 종가 0.03(3천원)에 해당 풋옵션을 매수했다면 엿새 만에 1천15배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KOSPI200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ELW도 엿새 만에 수십 배 이상 급등했다. 1일 종가가 5원이었던 스탠차1248KOSPI200풋은 9일 현재 3천45원으로 올라 60,800%의 수익률을 냈다. 노무라1448KOSPI200풋도 10원에서 2천875원으로 상승해 2,8650% 올랐다.
개별종목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풋ELW의 수익률도 높았다. 현대미포조선의 주가가 내려갈수록 유리한 미래1761현대미포풋의 수익률은 3750.0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우리1028삼성전자풋은 2000%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추격 매수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지금 모두가 지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어 풋옵션이나 풋ELW가격이 매우 비싸졌다. 이런 상황에서 들어가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