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애플이 유럽과 호주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10.1이 판매되지 못하도록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은 이러한 소송을 통해서 애플이 노리는 것이 삼성이 아니라 구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MSNBC와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HTC 등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을 통해 애플은 독일과 호주법원으로부터 이미 삼성의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처분을 받아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의 특허공방을 확산시켜가고 있다. 애플은 삼성 갤럭시탭 10.1 외에도 독일에서 모토로라 제품인 줌(Xoom)을 특허를 침해했다며 고소한 상태다.
이러한 특허소송과 법정공방의 공통점은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제품 제조사들과 특허분쟁을 불사하며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에 점유율 우위를 뺏긴 것을 태플릿 시장에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구글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 2분기 판매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조사를 통해 43.4%의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를 운용체제(OS)를 탑재했다. 애플의 iOS은 18.2%로 3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의 인기몰이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이 거의 절반의 시장을 잠식해버렸다. 안드로이드폰이 대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밀린 애플이 이제 형성된지 1년된 태블릿 PC시장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특허소송을 통해서 자신들의 독점적인 위치를 미리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태블릿PC는 앞으로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유망한 시장이다. 지난해에 2000만대가 팔린 태블릿 PC는 오는 2015년이면 2억3000만대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에 맞설만한 강력한 상대로 뽑히고 있는 것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탭이다. 애플이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 처분을 요청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 브로커 회사인 글리처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마샬도 "애플이 특허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실제로 경쟁 제조사들이 아닌 안드로이드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정보기술(IT) 자문회사인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가르텐버그는 “태블릿 전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애플에 도전할 것이며, 애플은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