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D램이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또 다시 인텔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점유율 4.0%에서 올해 상반기 6.6%로 오히려 2.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인텔을 꾸준히 추격하며 계속 점유율 격차를 줄여, 한 때 추월 대세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주력 제품인 D램 값이 바닥을 기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
D램 가격이 더 떨어지고 있어서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삼성의 반도체 시장 세계 1위 등극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장조사 업체인 IC인사이츠(Insight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상위 20개 업체의 매출액은 1천101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천19억4천만달러)보다 8% 성장했다.
인텔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93억9천5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38억900만달러로 23% 늘었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52억9천100만달러에서 166억8천100만달러로 9%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인텔이 19%에서 21.7%로 2.7%포인트 높아진 반면, 삼성은 15%에서 15.1%로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4%포인트였던 점유율 격차가 올해 상반기에는 6.6%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상반기 매출은 50억4천8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52억6천200만달러)보다 4% 줄면서 점유율이 5.2%에서 4.6%로 떨어졌고, 순위도 7위에서 8위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두 회사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D램의 경우 상반기 내내 원가 이하인 1달러를 밑돌고, 낸드 플래시 가격도 좀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C인사이츠는 인텔이 인피니언의 무선 사업을 인수하면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좋지 않아 '빅5'(삼성, 도시바, 하이닉스, 마이크론, 엘피다) 중 삼성과 도시바만 지난해 상반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으며 D램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엘피다는 매출이 37%나 줄어 순위가 13위에서 16위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IC인사이츠는 세계 경제 위축에 따라 올해 반도체 산업의 성장률 예측치를 애초 10%에서 5%로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