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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금리 동결,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미국과 유럽발 재정 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두달 연속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금리 부담을 다소나마 덜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에게 금리 동결은 그나마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동결만으로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금까지 계속되어왔던 주택경기 침체에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후폭풍까지 더해져 시장이 너무 위축됐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인한 대출 규제 강화, 금리 동결로 인한 물가 불안과 실질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부동산이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에서도 부동산시장은 금리의 변동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114가 2010~2011년 기준금리 변화와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기준금리는 꾸준히 올라갔지만 집값은 금리와 큰 관계없이 등락을 거듭했다.

작년 기준금리는 최저 2%에서 최고 2.5%까지 2%대로 유지됐으나, 서울·경기지역 아파트값은 거의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초 집값이 '반짝 상승세'를 보일 때도 금리는 0.25%씩 두차례에 걸쳐 올라갔다.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경기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이번 금리 동결과 관련, "금리는 묶였지만 증시폭락 등 금융위기로 대출규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동결에 따른 물가 불안과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매수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발 금융쇼크라는 대형 악재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도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가 묶였다고 누가 돈을 빌려 집을 사려고 하겠느냐"면서 "당장 중개업소들에 문의가 뚝 끊긴 것을 보면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하반기 최대의 집값 하락변수였던 금리인상안이 폐기되면서 대출자와 대출 수요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면서 금리동결의 호재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보면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투자수요가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