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수도권에서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데 9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돼, 수도권에서 집을 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11일 발표한 2010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구주가 된 이후 처음으로 주택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8.48년으로 나타났다.
최초 주택 마련 기간이 2006년 조사에서는 8.07년, 2008년 조사에서 8.31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계속 해서 최초 주택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첫 주택을 구입하는 데 평균 9.01년이 걸려 전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수도권의 첫 주택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2006년에는 7.90년, 2008년에는 8.96년이었다.
광역시는 8.94년, 도 지역은 7.53년으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짧았다.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기존 재고주택 구입보다 신규 주택 분양을 점점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주택 보유자 중 기존 재고주택을 사들인 가구는 2008년 54.54%에서 지난해 51.84%로 줄었지만, 신규 분양을 받은 가구는 2008년 25.43%에서 지난해 28.10%로 늘었다.
내집 마련이 필요하다는 가구는 83.65%에 이르렀지만, 연령대별로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40대 미만에서는 79.88%에 그친 반면, 40대는 80.32%, 50대는 85.12%, 60세 이상은 88.30%로 나이가 들수록 자가 보유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주형태별로는 주택시장의 침체로 월세 거주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반면, 자가 거주와 전세 거주는 소폭 하락했다. 순수 월세와 보증부 월세, 사글세를 모두 합친 월세 거주자는 2006년 18.95%, 2008년 18.25%에서 2010년 21.43%로 늘었고, 자가 거주는 2008년 56.39%에서 지난해 54.25%로, 전세 거주는 2008년 22.34%에서 지난해 21.66%로 각각 줄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안정되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까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월세 비중이 확대된 배경을 설명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28.48㎡로 2006년(26.16㎡), 2008년(27.80㎡)에 비해 증가했지만, 소규모 가구의 증가로 가구당 평균 주거면적은 68.71㎡로 2008년 69.29㎡보다 감소했다.
1인 가구의 비중은 2008년 15.9%에서 2010년 18.0%로, 2인 가구의 비중은 2008년 24.2%에서 2010년 24.9%로 각각 늘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하, 반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비율은 3.96%였고,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는 10.6%로 2008년(12.7%)보다 2.1%포인트 감소했다.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주택 가격(14.02%), 주택 규모(12.85%), 교통여건(11.72%), 교육여건(10.16%) 등이 꼽혔다.
주거실태조사는 지역별·계층별 주거환경과 주거실태 변화를 파악해 주택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조사로 짝수 해에는 일반 가구를, 홀수 해에는 노인·장애인 등 특수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2010년도 조사는 전국 3만3천가구를 대상으로 한 일반 조사로 국토해양부 홈페이지, 온나라부동산포털, 국토연구원 홈페이지에 각각 게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