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1년 전인 지난해 8월 칠레 광산사고 때 매몰된 광부 33명 전원이 구조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런데 칠레 광부들을 구조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굴착기용 공압 해머가 국내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반 굴착 중 나오는 암석 부스러기를 지상으로 배출해주는 굴착기에 장착되는 굴착용 공압해머는 공기 힘으로 내부의 피스톤을 상ㆍ하 운동시켜 하단부의 드릴 비트를 타격해 주는 것이다. 건설 기초공사와 터널공사, 지하수, 온천수, 가스ㆍ석유 시추, 신재생에너지인 지열 개발 등 굴착을 위한 모든 장비에 전천후로 사용된다. 따라서 공압해머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러한 공압해머의 기술 특허 출원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01∼2010년 굴착기용 공압 해머 관련기술 특허출원 건수는 모두 108건에 이른다. 최근 4년간(2007∼2010년)은 연 평균 14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굴착방법에 따른 특허출원 유형은 비트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암석을 파쇄·천공하는 충격식이 79건(73%), 케이싱 파이프 끝에 다이아몬드나 초경합금을 끼워 넣어 비트를 회전시켜 구멍을 뚫는 회전식이 29건(27%)이다.
출원인 별로는 내국인 출원이 100건(9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외국인 출원은 7%에 불과했다.
내국인 중에는 ㈜신성산업이 22건(20%)으로 가장 많았고, 12건을 출원한 ㈜탑드릴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신성산업의 굴착기용 공압 해머는 빠른 굴착 속도로 칠레 광산 매몰 사고 때 구조시간을 단축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기업은 올해 발명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건설ㆍ토목 시장, 석유가스 시추장비 및 파일링 시장의 확대, 지열 냉난방 시설 증가 등으로 앞으로도 굴착 효율성과 경제성을 갖춘 공압 해머 관련 특허출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