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지난 2일 LG유플러스에서 데이터통신망 불통 사태를 일으킨데 이어 오늘 SK텔레콤에서도 서버 문제로 인해 불통 사태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통신 이용자들의 통신사들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불통 피해를 입은 것도 불만인데다, 큰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봤음에도 회사에서 내놓은 피해대책들은 성에 차지 않기 때문.
이번 통신 피해자들에 따르면, 16일 오후 한 때 SK텔레콤 일부 가입자들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불통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 피해자들은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아 통화는 물론 문자 메시지와 무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일반적으로 불통 사태가 일어나면 주위의 사람들도 다 불통이 되는데, 이날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멀쩡하게 잘 통화가 되는데 자신만 통화가 되지 않아 이유를 알지 못해 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고가 일어나자 SK텔레콤 측은 자사 공식 트위터를 통해 “14시 50분경부터 HLR 서버 장애로 인해 일부 고객의 통화 사용 관련 한시적인 장애가 발생했다. 예비 서버로 바로 교환하는 복구 작업을 진행, 16시30분 기준 복구 완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서버에 등록된 가입자들을 긴급하게 임시로 예비 서버에 옮겨 사태를 수습한 것.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0분쯤 13만~25만을 수용하는 대전 둔산 교환국사의 HLR(Home Location Register) 서버 중 1개가 원인불명의 하드웨어칩 이상으로 고장이 나면서 통화장애가 발생했다. 따라서 이날 장애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고객은 13만~26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HLR은 가입자 위치등록 시스템으로, 가입자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근처의 기지국에 휴대전화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HLR 서버에 오류가 날 경우, 해당 가입자의 현재 위치가 파악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휴대전화도 기지국에 연결되지 않는다. 불통 사태는 특정 기지국 서버 오류가 아니라 HLR 서버의 오류였기 때문에 전국에 걸쳐 무작위적으로 일어났다. “회사에서 나만 휴대전화가 되지 않는다” 등의 고객불만이 곳곳에서 있었던 이유가 바로 기지국 오류가 아닌 HLR 서버에서 오류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특정지역에 일어난 통화 불능이 아닌 컴퓨터를 사용할 때 하드웨어 칩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와 흡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장애가 발생한 HLR 서버에 등록된 가입자들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 불통 피해를 입은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약관에 따라 서비스를 받지 못한 시간을 기준으로 일정 부분 보상을 받을 수는 있다.
한편 KT는 지난 4월 두차례에 걸쳐 강남, 서초, 송파 등 지역으로 3G망 통신이 30분가량 불통되는 사태와 문자메시지 발송을 담당하는 서버에 정전이 발생해 MMS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일 2세대(2G) 이동통신의 데이터 서비스 불통이 10시간 이상 지속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