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LG유플러스는 17일 열린 주파수 경매에서 황금주파수인 2.1GHz를 최저경쟁가격인 4천455억원에 낙찰 받았다. 지금은 다소 여유로운 입장에서 SK텔레콤과 KT가 1.8GHz 대역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매를 관망하게 됐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만큼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이나 KT가 1.8GHz나 800MHz를 입찰 받을 경우 자사의 손익을 따지느라 촉각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KT보다는 SK텔레콤이 1.8GHz 대역을 낙찰 받기를 원하고 있다.
먼저, LGU+ 입장에서는 향후 4G LTE(Long Term Evolution) 단말을 수급받는데 있어 이미 1.8GHz를 보유하고 있는 KT보다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SK텔레콤이 가져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가 3G(WCDMA)에 2.1GHz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1.8GHz를 2G(CDMA)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단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이용자가 적은 2G용 단말을 생산하는 것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1.8GHz를 확보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이통3사 모두 이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다.
또 KT가 1.8GHz를 가져갈 경우 SK텔레콤(20MHz)이나 LG유플러스(20MHz)와 달리 KT가 40MHz폭의 광대역폭을 활용해 LTE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따라서 KT가 1.8GHz를 경매로 가져갈 경우, KT LTE는 LGU+와 SK 텔레콤 대비 2배 빠른 LTE가 된다. SK텔레콤이 800MHz로도 LTE서비스를 할 수 있음에도 1.8GHz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이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LTE 시장의 주도권을 KT에게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동일 주파수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는 것이 LG유플러스에게 유리하다”며 “또 이통3사 모두 1.8GHz를 LTE로 쓰게 되면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가장 이득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