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가시광통신(VLC·Visible Light Communication) 기술이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의 세계 첫 표준으로 채택됐다.
IEEE는 지난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분과 총회에서 VLC 표준 채택을 결정하고 다음달 이를 위한 기술적 규정을 담은 문서를 만들어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18일 전했다.
가시광통신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장치에서 발산하는 빛(가시광)을 이용해 데이터를 무선으로 송수신하는 통신기술로 LED 조명장치 본연의 역할인 조명기능에 통신기능을 부가한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외부 LED 조명 기구나 휴대전화 자체의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예컨대 버스정거장 주변의 가로등에서 나오는 빛을 휴대전화에 비추면 노선 정보, 버스 시간표와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기존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지하 주차장과 같은 장소에서 실내 위치 기반의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KEIT의 오대곤 LED/광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에 개발한 IEEE 802.15.7(TG7) 가시광 무선통신 기술(PHY/MAC)은 LED조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며 "우리나라 주도의 이번 표준개발은 2020년께 300조원에 이르는 본격적인 LED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은 이미 90%까지 와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정부 연구개발(R&D)사업 기획·평가·관리 전담기관인 KEIT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KEIT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거둔 성과이다. ETRI는 정부 R&D 자금을 지원받아 지난 2008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최근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주도적으로 '가시광 무선통신 PHY/MAC' 국제표준을 진행해 왔다. 특히 인텔, 지멘스 등 세계적 기업들과 함께 협력함으로써 거대 일본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결국 우리나라 주도의 표준화에 성공한 것이라고 KEIT는 설명했다.
KEIT는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지정된 가시광통신 기술이 조명기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활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로 보고 있다. 가시광 무선통신의 활용범위를 넓혀 본격적인 LED 융합시장의 스마트한 조명 플랫폼이 될 'LED시스템조명'(일종의 '기지국' 개념)을 지원하기 위해 차기 신규예산을 요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