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미국 휴렛패커드(HP)가 18일(현지시간) 영국의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오토노미(Autonomy)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인수의 성패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HP는 끊임없이 인수·합병(M&A)을 이어왔고 그 성적은 그때그때 달랐다"고 전했다.
NYT가 인용한 미국 리서치 기관 캐피털 아이큐에 따르면 HP는 지난 1989년 이후 102개에 이르는 회사를 사들였다.
이 가운데서 HP의 컴팩 인수는 사실상 실패했다. 컴팩의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가 되기는 했지만, 결국 이번에 오토노미 인수를 발표하는 동시에 PC 사업의 분사, 또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PC 업계가 저성장, 저수익 산업으로 전락하는 와중에 HP는 컴팩 인수를 단행, 해당 분야의 몸집을 키우는 인수를 했던 셈이다.
HP는 또 작년에는 한 때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기도 했으나 애플의 아이폰과 블랙베리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M&A 대상이 된 휴대전화 업체 팜(Palm)을 인수했다. HP는 이를 통해 수익성 높은 휴대전화와 태블릿 시장에서 기반을 확대한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웠지만 팜 인수로 보유하게 된 휴대전화 운영체계 웹 OS에 기반을 둔 태블릿PC 터치패드와 전화의 판매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최근에는 태블릿PC의 가격을 출시 한 달 만에 100달러나 낮췄다. 결국 이번에 오토노미를 인수하는 대신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이 인수도 실패한 인수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2008년 139억 달러에 이뤄진 정보기술(IT) 네트워크 기업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EDS)를 인수한 것은 성공적인 M&A로 평가되고 있다. HP는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을 상당히 강화했다.
이외에 작년 데이터저장 장비업체인 쓰리파(3PAR)와 컴퓨터 보안업체 아크사이트(ArcSight)를 인수한 것, 그리고 이에 앞서 지난 2009년에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킹 장비 제조업체인 쓰리콤(3COM)을 인수해 네트워킹 하드웨어 사업을 확장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성패를 논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