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HP가 포기한 PC 사업, 누가 인수하나?

[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세계 PC(개인용 컴퓨터) 1위 업체인 HP가 PC 사업을 분사하거나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누가 인수에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레노바와 삼성전자 등의 이름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인수자가 중국의 레노바나 삼성전자같은 아시아 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IT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레노버와 삼성전자가 모두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다 만약 HP 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즉시 세계 PC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들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스탠퍼드번스타인사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애플사와 스마트폰, 태블릿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HP사의 PC사업 자체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웹OS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PC 하드웨어보다는 웹OS가 더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과 특허 소송에서 HP의 웹OS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

애플전문소식 사이트인 컬트오브맥도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을 받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HP의 웹OS와 팜(Paim)을 인수하는 게 현명하다고 밝혔다. 삼성이 애플과 맞서기 위해선 휴렛팩커드(HP)의 운영체제(OS)인 웹OS 특허권을 인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이다.

레노버와 삼성전자 외에도 세계 PC 시장 4위인 에이서, 소비자 기기의 세계 1위 수탁생산 업체인 팍스콘, HP의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퀀터 컴퓨터,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와 아수스텍 등도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HP에 이어 현재 세계 PC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델(DELL)의 경우 HP와 마찬가지로 PC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어 인수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HP의 PC 사업 인수가격이 100억~12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어 인수자가 쉽게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HP의 PC 포기는 PC 산업이 이미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겨 있어 인수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