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삼성전자를 베끼기의 대가, 카피캣(copycat)이라고까지 하며 법정 등에서 모욕적인 말을 서슴치 않고 있는 애플은 조작의 대가인가?
애플이 독일 법정에 이어 네덜란드 법정에서도 사진을 조작한 증거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는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아니라 스마트폰인 갤럭시S다.
19일 IT 전문 매체인 현지의 웹베럴트(WW)는 애플이 아이폰3G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유사하다며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 제출한 증거사진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웹베럴트지는 미국 IT전문지 IDG의 네덜란드 법인으로, 이같은 사실을 영국 IDG 산하 컴퓨터월드UK도 인용 보도했다.
영국 컴퓨터월드는 웹헤럴드의 기사를 인용해 “웹헤럴드가 애플의 소장을 직접 분석해본 결과 서류의 77페이지에 게재된 사진에 오류가 있다”고 전했다. 이 사진은 애플이 자사의 아이폰3G와 갤럭시S를 비교해 실은 것이다.
WW는 지난주 열린 심리에서 삼성전자의 변호인인 사이몬&사이몬스의 바스 베르귀스 변호사가 사진 조작문제를 먼저 제기했다고 했다. 이에 WW가 애플이 제출한 자료를 조사한 결과, 갤럭시S의 사진이 실제와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 조작의혹을 제기한 삼성전자 변호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자 WW가 직접 소송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확인한 것이다.
WW에 따르면 2010년 7월 내덜란드에 출시된 갤럭시S의 크기는 세로 122.4㎜·가로 64.2㎜로 세로 115.5㎜·가로 62.1㎜인 아이폰3G에 비해 더 길고 넓다. 하지만 애플 측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는 두 제품의 크기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온다. 애플이 증거사진을 제출하며 갤럭시S의 크기를 6%가량 축소한 것이다. 애플은 소송 문건에서 “일부 다른 점도 있다”며 “아이폰보다 약간 더 크다”고 명기해놓기는 했다.
이번 조작 의혹에 대해 네덜란드 비세멘 법률회사의 마크 그룰 변호사는 “삼성 제품과 관련해 두 차례나 정확하지 않은 사진증거물이 법원에 제출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는 부적절한 것으로, 법원 안팎 모두에서 애플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