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불법 주가지수 선물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무인가 사설 거래업체 39곳과 프로그램 제작업체 5곳 등 44곳이 적발됐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4일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5천억원대의 선물거래를 중개하며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로 'N선물' 대표 유모(41)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E에셋' 대표 김모(57)씨 등 업자 43명과 종업원 4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이들 사설업체의 불법성을 묵인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해 준 혐의(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로 제작업체관계자 20명도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HTS 프로그램 제공 및 상시모니터링, 프로그램 장애요소 제거 등의 업무를 해주고 1곳당 1000만원~5000만원을 받아 총 40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9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인터넷 상에 사설 선물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전국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모집한 뒤 자체 주문한 선물거래프로그램과 증거금 계좌 등을 대여한 뒤 5천억원 규모의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와 이자 등의 명목으로 약 400억원의 부당이익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40여개 업체의 사무실과 서버 보관 장소 등을 압수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거래장부 등 250점의 증거물을 분석한 결과, 연간 총 거래규모 100억원 이상인 업체가 9곳이며 이 중 2개 업체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단속한 40여개 업체에 가입한 회원은 4만명 이상이며 회원 중 5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회원 20여명, 1억~5억원 손실 180여명, 5천만~1억원 손실 270여명, 1천만~5천만원 손실 2천여명 등 피해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정상적인 주가지수 선물거래에 필요한 약 2천만원의 증거금 없이 50만원 가량의 소액으로 선물거래를 할 수 있고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광고를 해 회원을 모았고, 선물거래 프로그램과 증거금 계좌를 빌려줘 수수료와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영업해 왔다.
지금까지 2년간 이들 업체의 총 거래규모는 5천8억원에 달했고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중개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받은 수익금은 400억원에 이르렀다.
경북청 장찬익 사이버수사대장은 "불법 선물거래업체가 난립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며 "고액의 증거금이 필요한 제도권 금융회사와 달리 무인가 업체의 투자자는 피해 발생시 구제수단이 전혀 없으니 적법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하며 과도한 수익을 제시하는 업체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