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의 미국 시장 공략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갤럭시S2가 미국 시장에 출시되지만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갤럭시 S2를 팔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뉴욕 맨해튼지역의 타임 워너 센터에서 9월부터 AT&T, 스프린트 넥스텔, T-모빌 USA 등을 통해 갤럭시S2를 판매하는 출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통신사의 이름에 버라이즌은 쏙 빠져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애플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S2를 먼저 출시해 시장 선점을 노렸다. 하지만 최대 이통사를 놓침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WSJ은 "삼성전자가 버라이즌의 협력이 없어 애플과 경쟁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반면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 T모바일 USA 등 미국 4대 이동통신사 모두 오는 10월 7일경에 아이폰5를 출시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미국 1위의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이지만 미국 내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S2의 버라이즌을 통한 판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폰 판매에서 선두주자다. 이런 큰 사업자를 놓친다는 것은 버라이즌에게도 어느 정도 손실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버라이즌이 갤럭시S2의 공급사에서 빠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버라이즌의 공식 대변인인 브랜드 레이니는 이에 대해 “버라이즌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미 삼성전자의 ‘드로이드 차지’를 포함해 다양한 스마트폰을 팔고 있다”고만 설명할 뿐 자세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에 맞춰 갤럭시S2가 아닌 4G LTE 갤럭시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버라이즌은 최근 추격하는 2위 통신사 AT&T를 따돌리기 위해 LTE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드로이드 차지'는 4세대(4G)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용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버라이즌에 압력을 가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관계자는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갤럭시S2 판매에 나서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갤럭시S2 대신 다른 갤럭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