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8월 들어 외국인들이 10대 그룹 주식을 집중 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 그룹 92개 상장사의 외국인 보유 주식(우선주 포함) 변동 내역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10대그룹 상장사 주식 3천342만주를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판 국내 주식 9천541만주의 35.0%에 해당하는 수치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발행주식수는 국내 시장에 상장된 전체 주식수의 4.5%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이 크고 외국인의 선호도가 높아 증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들 92개 기업 중 52곳이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에 속하고, 이들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5%에 이른다.
이번 집계를 통해 10대그룹의 주식을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투매한 것이 8월 증시 폭락세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수치로도 나타났다. 이들이 던진 매물 폭탄 세례로 한국은 이 기간 동안 세계 모든 증시 가운데서 주가가 가장 폭락하는 대참사를 겪었다.
이번 8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로 10대 그룹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19.58%에서 19.16%로 0.42%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외국인 지분율인 16.41%보다 여전히 2.75%포인트 높은 것이다.
10대 그룹 중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투매한 곳은 현대차그룹 주식이었다.
기아차 627만주, 현대제철 128만주, 현대건설 86만주, 현대차 85만주, 현대모비스 21만주 등 무려 952만주를 처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판 전체 주식수의 10분의 1이 현대차그룹에 집중됐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로 이들 시장에 자동차를 많이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려로 집중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식도 대거 내다 팔았다. 삼성물산 267만주, 삼성중공업 135만주, 제일기획 95만주, 삼성전기 74만주를 팔았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도 32만주 처분하는 등 총 646만주를 팔았다.
다음은 한화그룹으로, 외국인들은 대한생명 247만주, 한화케미칼 267만주, 한화 8만4천주 등 한화그룹 주식 522만주를 처분했다.
LG그룹주는 많이 팔면서도 많이 사들였다. LG유플러스 487만주, LG전자 140만주 등은 대량으로 팔았지만, 지주회사 LG와 LG디스플레이 주식은 오히려 220만주와 109만주씩 사들여 376만주를 순매도했다.
이 외에도 SK그룹 주식 344만주, 두산그룹 주식 191만주, 롯데그룹 주식 122만주, 현대중공업그룹 주식 81만주, 한진그룹 주식 66만주, GS그룹 주식 42만주를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