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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고졸 사원, 대졸과 월급·승진 등 동등 대우"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고졸 신입 사원의 채용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은 월급과 승진 등도 대졸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나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대기업에서 사실상 최초로 학력 파괴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져 고졸 채용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학력별 시간당 임금 총액이 대학 졸업자가 1만7천170원인데 반해 고졸자는 대졸자의 57.9%인 9천944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대학원 졸업자는 2만6천464원으로 대졸자보다도 1만원 정도 더 높았다.

임금은 물론 그동안 고졸자들은 승진에서도 큰 차별을 받았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이렇게 높은 고졸과 대졸의 벽을 허물고, 채용과 임금·승진 등을 모두 학력이 아니라 능력에 기준을 두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9월 채용하는 고졸 정규직 사원들 부터 월급, 승진, 연수 등 인사 관리에서 대졸 사원과 동등한 대우를 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대우조선이 이날 발표한 채용안에 따르면 올해 9월 뽑을 예정인 고졸 정규직 사원들부터 7년간의 사내외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마치게 되면 향후 대졸 사원과 월급, 승진, 연수 등에서 동등한 조건하에 경쟁을 벌이게 된다. 사실상 학력 파괴가 이루어진 것이다.

대우조선은 통상 남성 대졸자의 경우 군복무에 2년, 대학 졸업에 4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자체 교육 프로그램 이수 기간을 7년으로 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은 구체적으로 오는 9월 고등학교 졸업자 100여명을 채용, 이들부터 자체적인 교육을 통해 설계 전문 엔지니어,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채용 절차는 9월 중순에 학교장들로부터 성적 우수자를 중심으로 추천을 받아 서류 심사를 진행하고 면접, 적성 검사 등을 거쳐 12월 중순의 수능 성적까지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고졸과 대졸 취업자를 동등하게 대하는 인사정책이 학벌 위주의 한국사회를 능력위주로 바꾸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대표이사는 “외국의 경우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기업 내 자체 육성과 실무 능력 배양을 통해서 석박사 이상의 실력을 보유한 인재들이 많다”며 “우수 인력의 조기 확보를 통해 회사 차원에서는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국가 차원에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