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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고부부가치 해양시추선인 드릴십에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드릴십 엔진이 처음으로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다이아몬드사, 노블드릴링사 등 세계적인 시추회사들로부터 드릴십용 엔진 '힘센엔진' 98대를 총 1억5천만달러(약 1600억원)에 수주했다고 31일 밝혔다.
힘센엔진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0년 독자 개발에 성공한 엔진으로, 우선 내년 상반기부터 현대중공업이 건조할 9척을 포함, 총 15척의 드릴십에 순차적으로 엔진이 탑재된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다이아몬드사, 노블드릴링사 등 세계적인 시추회사들로부터 의뢰받아 건조하는 드릴십 뿐 아니라 타사에서 제작하는 동종 선박에도 자사 제품인 '힘센엔진'(HiMSEN) 98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드릴십 엔진 시장은 까다로운 품질 조건이 요구되어 그동안 독일의 만(MDT), 핀란드 바르질라(Wartsila), 미국 캐터필러(Caterpillar) 등 외국회사들이 선점, 독과점해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이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들게 돼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드릴십에 장착되는 드릴십 엔진은 드릴십의 위치 제어 및 추진기 역할을 하며 드릴십을 바다 위에 떠 있게 하는 스러스터(Thruster)에 전기를 공급해 스러스터가 작동하게 하는 핵심장치로, 한 척의 드릴십에는 통상 6개에서 8개의 발전용 엔진이 탑재된다.
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은 지난 2001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10년 만인 2011년 2월 누계생산 5천대를 달성, 선박용 중형엔진 시장에서 점유을 35%를 차지하는 등 비교적 단기간에 세계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40여개국에 6천700여대가 수출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그 결과 이번에는 드릴십에까지 탑재되게 됐다.
힘센엔진은 또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iF디자인어워드'와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하는 등 디자인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엔진은 해상의 악조건을 장기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상선보다 까다로운 품질조건을 만족시켜야 해 지금까지 외국 제품을 사용해왔다"며 "힘센엔진이 드릴십용으로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은 선박용, 육상발전용에 이어 고부가 해양설비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