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구글이 2만4천5백개에 이르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모토로라 인수를 위해 125억달러(약 13조5천125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썼지만 그 중 구글에 도움을 줄 특허는 18개 정도로 추려진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유효 특허 1건 당 7억달러(한화 약 7500억원)를 쓴 셈이다.
블룸버그는 보도에서 다른 특허들이 쓸모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이 현 상황에서 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most useful) 특허는 18개 정도로 추려진다고 전했다.
특허 전문 로펌인 '브래들리 어레인트 볼트 커밍스'의 데이비드 믹슨 변호사에 따르면, 위치 서비스, 안테나 디자인, 이메일 전송, 터치스크린 모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관리, 3G 무선 등 모토로라가 보유한 18개 기술이 구글을 애플과 MS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올해 초 휴대폰 부문을 분리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세웠다. 모토로라는 지난 2004년에도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기업인 프리스케일을 분사했다. 이 프리스케일은 무선통신, 데이터 암호 처리에도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프리스케일의 무선 통신 분야 특허를 별도로 인수한 곳이 현재 안드로이드 휴대폰 진영과 특허 분쟁 중인 애플이었다. 모토로라는 또 동영상의 용량을 압축하는 기술인 mpeg의 특허를 GE에 팔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특허컨설팅 회사인 엠-캠의 데이비드 마틴(Martin) 회장은 "특허 관점에서 보면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모빌리티는 '쓰레기(crap)'다"며 "구글이 특허 때문에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했다면 엄청난 실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가 특허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구글은 특허 획득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 6월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의 특허 인수 경매에서도 구글은 4조5000억원을 제시한 애플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해 인수에 실패한 바 있었다.
그런 구글이 이번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는 125억 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이유가 특허 때문이 아니라 휴대폰 제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대만의 HTC 등과 경쟁관계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