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2일 "소프트웨어(SW)는 단기간에 정부 주도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民)이 주도하되 관(官)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형식으로 육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정부 주도 OS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정부 주도가 아닌 IT기업 주도로 이루어질 것임을 밝힌 것이다.
최 장관은 이날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IT정책자문단 회의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IT와 관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앞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기술개발을 앞에서 이끈다는 것은 마치 일차방정식을 배운 중학생이 대학생에게 미적분 문제풀이를 가르치는 것과 같다"면서 "관료가 아무리 똑똑해도 IT산업계 인재의 전문성을 갖출 수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IT와 관련한 컨트롤 타워라는 개념보다는 서포트 타워 개념이 적합하다"면서 "IT산업의 진흥을 위해 지경부는 IT인력양성 토대 마련, IT생태계 건전성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부 주도 OS 개발에 대해 “정부가 우리나라 정보기술 산업 생태계가 구글과 애플 등에 종속되는 것을 막겠다며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 공동개발 계획을 내놨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을 안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장관도 이날 관료가 IT산업 인재들을 따라갈 수 없다고 스스로 밝혀 뒤에서 서포터 역할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정부 주도로 OS 개발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 장관은 삼성-애플간 특허분쟁,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IT산업 위기감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융합시대에는 SW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HW)와 서비스의 뒷받침이 없으면 절름발이 경쟁력을 벗어날 수 없다며 애플의 노텔 인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은 HW가 SW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SW가 경쟁력의 전부는 아니므로 세계적인 운영체제(OS)가 없다고 우리 IT가 조만간 추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