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국내 상장기업 임원들 가운데 지방대 졸업자 비율이 점점 높아져 올해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무려 42%가 지방대 출신인 것을 비롯해 대기업일수록 지방대 출신 임원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생존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기업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대기업이 그만큼 학력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대 중에서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부산대였으며, 인하대, 영남대, 경북대, 동아대 등이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임원들 가운데 지방대 졸업자는 3천716명이었다. 이는 상장사협의회 설문조사에서 출신 대학을 밝힌 임원 1만2천330명의 30.1%에 달한다. 출신 대학을 밝히지 않은 임원을 포함한 7월 초 상장사 전체 임원 수는 1만4천901명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지방대 출신 임원 비율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만 해도 지방대 출신 임원은 3천419명으로 출신 대학을 밝힌 임원 1만2천838명의 26.6%에 불과했다. 5년 전인 2006년 7월에는 지방대 출신 임원 비율이 25.8%에 머물렀다.
지방대 출신 임원 비율은 증가한 반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가리키는 이른바 `SKY' 출신 임원 비율은 감소했다. 지난 7월 초 기준 서울대 출신 임원은 2천20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려대(1천74명)와 연세대(952명) 순이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4천233명으로 출신 대학을 밝힌 임원의 34.3%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6년에는 이들 3개 대학 출신 임원은 3천744명으로 38.0%나 됐다.
주요 대기업의 지방대 출신 임원 비율은 상장사 평균치보다 높아 대기업들이 지방대 출신 인재 등용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지방대 출신 임원은 70명으로 41.9%나 됐다. 포스코도 임원 중 지방대 졸업자가 26명으로 37.1%였다. LG전자도 33.2%로 상장사 평균치보다 높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출신 대학을 밝힌 임원 수가 적어 집계에서 제외됐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세계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기업일수록 학벌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다 보니 지방대 출신 임원 비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체 지방대 출신 임원들 중에는 부산대 졸업자가 5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하대(408명), 영남대(379명), 경북대(311명), 동아대(215명) 순이었다. 상위 5개 대학 가운데 인하대를 빼면 모두 영남 지역 대학이다. 그 다음으로 전남대(156명), 전북대(145명), 울산대(118명), 충남대(112명), 아주대(94명) 순으로 6∼10위권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