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삼성중공업에 전격 인수된 것을 계기로 초우량 코스닥업체로 부상했던 신텍이 갑자기 분식회계설에 휘말려 주식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다.
신텍을 인수한 삼성중공업, 신텍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던 증권사들, 그리고 신텍을 인수한 삼성중공업과 증권사를 믿고 신텍에 투자한 투자자들 모두 패닉에 빠졌다. 특히 투자자들은 인터넷 증권게시판에 걱정과 한탄이 섞인 글을 올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분식회계설의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신텍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거래를 정지했다. 분식회계 소문은 바로 거래정지 조치로 이어지는 중대 사안이다.
코스닥시장본부 전용훈 공시1팀장은 "신뢰할만한 곳에서 제보가 들어와 긴급하게 조치를 취했다. 분식은 워낙 중대한 사안이고 거래가 시작된 이후에 거래정지를 하면 더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텍의 분식회계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 파문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식회계 소문으로 가장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것은 신텍 인수를 발표한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일 조회공시 답변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2일 신텍 지분 27%를 인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분식회계설이 사실로 판명되면 계약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용 보일러설비 전문회사로서 탄탄한 수익성과 안정된 재무상태를 자랑했던 신텍은 삼성중공업의 피인수 소식을 계기로 초우량 코스닥 기업으로 평가됐다.
삼성중공업의 신텍 인수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이러한 증권사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31일 신텍이 삼성중공업 피인수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식회계설로 거래 정지가 되기 직전까지도 긍정적인 내용의 증권사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부활하는 수주 모멘텀과 든든한 장기 성장성'이라는 내용의 탐방보고서를 발간했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신텍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이런 증권사 호평을 믿고 이 종목을 산 투자자들은 인터넷 증권게시판에 이들 증권사에 대한 비난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신텍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서 분식회계설의 사실 유무가 밝혀지겠지만, 이미 어느 정도의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