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95%포인트 동반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한국의 대외수출 비중을 고려할 때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인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비중은 11%, 대(對)유럽 수출 비중은 15%로 홍콩을 포함한 대중(對中) 수출 비중(30%)보다는 낮다. 그러나 대중수출 중 상당부문이 미국과 유럽으로 재수출되는 점을 생각하면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가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RBS는 이 같은 상관관계를 적용해볼 때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8%, 내년에는 3.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경제성장률을 4.2%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한국의 성장세가 함께 둔화할 것으로 보이고 기저효과와 채소값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BS는 "지난달 말까지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 후 일시적 침체)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최근 미국의 구매관리지수(PMI)가 크게 하락하고 유럽도 2분기 중 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확대됐다"며 글로벌 재정불안의 주범인 미국과 유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1.7%로, 유럽은 2.0%에서 1.6%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비교적 폐쇄적인 경제체제와 양호한 내수 회복세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전망치를 9.6%에서 9.4%로 소폭 내렸지만 내년 전망치(9.0%)는 종전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