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명품 마니아들 사이에서 희소한 명품을 샀다가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인 `샤테크'가 유행이다. '샤테크'는 명품인 샤넬 백을 이용한 재테크라는 신조어다.
그러나 '샤테크'를 위해 명품을 직접 사지 않고도 루이뷔통 등 명품업체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에 가입하는 것으로 샤테크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럭셔리증권펀드1호[주식](A)'가 유사 샤테크 상품이다. 이 펀드는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LVMH 그룹에 7.11%, 미국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코치(Coach)에 6.15%, 프랑스 크리스티앙디오르에 6.08%를 각각 투자한다. 이 상품은 루이뷔통 가방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펀드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1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16.38%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금(金)펀드, 농산물펀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체 테마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49% 상승한 것과 비교해보면 무려 4배가 넘는 월등한 수익률이다.
명품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수익률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액은 2005년 893억원에서 지난해 4천273억원으로 거의 5배 가량 급증했다.
루이뷔통과 샤넬, 구찌, 프라다, 에르메스 등 5개 명품 브랜드는 롯데ㆍ현대ㆍ신세계ㆍ갤러리아 등 국내 4대 백화점에서 7월1일부터 한달간 784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17% 늘어나는 등 최근에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5개 브랜드 가운데서 가장 매출액이 높은 루이뷔통은 297억원에서 327억원으로 10.1% 성장했고, 샤넬은 147억원에서 176억원으로 19.7%, 에르메스는 50억원에서 58억원으로 16.0% 각각 늘어났다.
명품의 인기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대단하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지난 2일(현지시각) 명품 중의 명품인 버킨백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시가 총액이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을 크게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시가 총액은 파리 증시에서 무려 245억파운드(280억유로 이상: 한화 42조2천억원 이상)에 달해 SG은행의 180억파운드를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악어가죽의 최고급으로 평가되는 '싱가포르 악어'(바다악어로도 불림) 가죽을 사용할 경우, 버킨백이 개당 무려 10만파운드(한화 1억7천200만원 이상)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헤롯 백화점의 VIP 고객도 주문 후 손에 넣기까지 18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WM)컨설팅부 황규용 차장은 "명품백 수요가 급증하는 것만 봐도 명품시장의 성장세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럭셔리 펀드를 향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