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인 D램 및 낸드 플래시 시장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지만,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반토막난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41.6%의 사상 최고 분기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점유율이 40% 선을 지키지 못하고 39.7%로 하락해 시장 지배력이 다소 약화하는 듯했으나, 2분기 매출을 33억5천만달러로 1분기(32억6천만달러)보다 2.7% 늘렸다.
세계 D램 시장 2위 업체인 하이닉스도 선전하며 2분기 23.4%로 최고 분기 점유율을 기록, 한국 업체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이 무려 65%나 됐다. 이는 1980년대 말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75% 안팎에 달했던 이래 최고 수준의 지배력이다.
삼성전자는 또 2위 업체인 도시바의 매출 부진을 틈타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점유율 40%를 넘어섰다.
2위 낸드 생산 업체인 일본의 도시바는 엔고와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공급망 붕괴의 영향으로 1분기 17억달러에서 2분기 14억달러로 21.4%나 매출이 감소하며 시장 점유율도 1분기 34.9%에서 2분기 28.7%로 무려 6.2%포인트나 내려앉았다.
반면 1위인 삼성전자는 매출을 1분기 19억달러에서 2분기 20억달러로 더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1분기 38.8%에서 2분기 41.6%로 높였다. 이로 인해 1분기 3.9%포인트까지 좁혀졌던 2위 업체 도시바와의 격차도 12.9%포인트로 벌리며 낸드 플래시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더 공고히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 및 낸드 가격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며 매출을 오히려 늘릴 수 있는 것은 제품 다변화와 기술 우위 덕분"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