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고 기자] 독일 내 갤럭시탭 10.1 판매를 금지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 가처분 판결에 대해 외신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이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디자인까지 소송에 걸고 있어 특허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또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할 막대한 돈을 특허 싸움에 아낌없이 털어넣고 있고, 기술 개발보다 법적 싸움 준비에 더 집중하고 있어 IT 산업의 혁신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애플이 삼성 측에 의해 반도체 분야에서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뉴스 전문 방송사 NTV와 독일 최대 신문사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미국의 뉴욕타임지 등 외국 언론들은 갤럭시탭 10.1에 대해 독일 판매를 금지한 뒤셀도르프 법원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독일 NTV는 뒤셀도르프 법원이 삼성 측 이의신청을 기각한 지난 9일 `애플, 갤럭시탭 막는 데 성공하다. 하지만 의문시되는 판결`이라는 제목으로 된 뉴스를 내보냈다. 이 방송은 "갤럭시탭이 애플 태블릿PC를 모델로 삼았다고 보이기도 하지만 뒤셀도르프 법원이 애플 측 논거를 다소 순진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의문이 들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해석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이 태블릿PC를 누가 먼저 개발했는지에 중점을 둬 홍보했더라면 동정표를 받았을 텐데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추잡한 리더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독일 최대 신문사인 FAZ는 "디자인권에 대한 애플 측 주장은 인터넷상에서 자주 비난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트위터를 인용해 "애플이 삼성과 HTC를 법정으로 몬다면 이는 던롭이 브리지스톤을 제소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둥근 타이어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구글노믹스'의 저자인 제프 자비스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특허 소송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올해 180억달러(약 20조)에 달하는 비용이 기업 성장이나 혁신이 아닌 특허 공방전에 사용됐다"며 "특허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지는 특허 소송 공격을 당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NYT는 `특허 전쟁이 삼성전자에 의미하는 것`이라는 제하 기사를 통해 "애플은 삼성과 소송을 준비하면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애플은 삼성전자만큼 품질을 보장하는 칩셋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삼성 측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