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터진 악재들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증시도 혼란과 공포에 빠지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 내렸다. 지난 5일 낙폭 4.39%보다는 작았지만,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날 17.37% 급등한 43.38로 마감했다. 증시의 불안감이 매우 심각해진 것이다.
이 지수는 43.89를 기록한 지난달 11일 이후 전 거래일까지 평균 34.39로 비교적 안정됐지만,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 달여 만에 40선 위로 치솟았다.
지난 5일의 코스피 폭락이 미국의 8월 신규고용이 예상치를 밑돈 데 따른 일시적 반응이었다면, 오늘의 추락은 유럽 전반에 퍼진 재정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일어난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이 점점 더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688억원을 빼내갔다. 외국인이 5천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은 3억3천504만주로 적은 편이었으며,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7배에 달했다. 상한가 6개 등 112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5개를 포함한 760종목이 내렸다.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은행주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주, LG이노텍을 포함한 일부 전기전자(IT)주 역시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장 마감 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보다 36조1천930억원 감소한 989조8천23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