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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위기 극복 위해 '유로 구제 3각 그랜드 플랜' 추진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은행 구제ㆍ그리스 부분 디폴트 허용·EFSF 대폭 확충'을 핵심으로 하는 2조~3조 유로 규모의 3각 그랜드 플랜이 주요 20국(G20) 차원에서 긴급 추진되는 것으로 25일 보도돼 귀추가 주목된다.

유로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및 프랑스로 본격 전이되지 않도록 '방화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계획이 대대적인 유로권 은행 구제와 그리스의 부분 디폴트(채무 불이행) 허용, 그리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폭 확충의 세 갈래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방안이 지난주의 워싱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동에서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골격이 마련됐다면서 오는 11월 4일의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그간 대대적인 구제에 회의적이었지만 상황이 워낙 급박해 이처럼 선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프랑스 은행 구제를 포함한 대대적인 은행 자본재확충이 추진된다.

신문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7월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은행 자본재확충에 25억유로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새 계획에 따른 은행 지원은 이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 대해서는 3천억유로가 넘는 채무 가운데 일부를 디폴트 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유로권에 계속 잔류토록 하는, 이른바 '질서있는 디폴트'를 허용하는 내용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자금이 4천400억유로에 불과한 EFSF를 2조유로로 대폭 확충하는 내용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유로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디폴트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한 것이다.

EFSF를 이처럼 대폭 확충하기 위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유로 재무회담에 참석해 권고한 미 부실금융자산구제 프로그램(TALP)이 사용했던 차입(Leverage) 방식이 동원될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담보에 동참할 EFSF 확충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의회의 승인을 우회할 수 있는 발판도 될 수 있을 것으로 입안자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유로 긴급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EFSF 기능 확대가 오는 29일 독일 의회에서 승인될지도 관건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도 이날 G20 정상회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IMF가 유로존의 국가 부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유럽의 지도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아있도록 하는 대신 질서있는 디폴트를 유도하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으며 EFSF를 3조 유로 규모로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EU 고위 관계자는 24일 익명을 조건으로 로이터에 "EFSF 확충이 절실하지만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 등이 EFSF를 차입 방식으로 전환토록 권고한 것과 관련해 이것이 ECB 지원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ECB와 독일이 여전히 인플레 등을 우려해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ECB의 패트릭 호노한 이사도 로이터에 "공공 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공짜 점심을 먹으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따라서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및 영국 등은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시간이 없다"는 점을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