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닥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코스닥지수는 8% 넘게 폭락하며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불안심리가 극에 달한 개인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낸 탓이다.
장 중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에 더 불을 당겼다.
하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던 개미들은 이제 하락 이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끝이 없는 하락에 대한 공포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의 폭락은 예상 밖이었다. 그동안 폭락했던 코스피도 큰 폭이기는 하지만 3% 하락에 그쳤고,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강세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주가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폭락에 대해서 증권 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공포에 빠진 개미들의 불안심리 외에는 오늘의 폭락을 설명할 다른 길이 없다.
26일 코스닥시장의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96포인트(8.28%) 폭락한 409.55까지 추락했다. 2008년 11월6일(-8.48%) 이후 하루 하락폭으로는 최대다. 2008년 당시는 리먼 사태 발생 후 2개월여 지난 시기였다.
지수 폭락에 따라 이날 코스닥시장 내 하한가 종목수는 190개에 달했다. 하락 종목수는 932개, 상승 종목수는 65개였다.
1024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353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3개 기업 중 한개는 1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주저앉은 것이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코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코스닥시장에는 거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개인의 패닉성 매물이 나오면 받아줄 세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져 개인의 공포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등락이 큰 주가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