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는 작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1,65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시장은 하한가 종목이 190개에 이르고 지수가 8% 이상 폭락할 정도로 패닉상태에 빠지는 등 주식시장이 헤어나오기 힘든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아직도 바닥이 보이지 않아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30원 가까이 폭등하며 1,200선 돌파를 눈 앞에 두게 됐다. 각종 악재로 인해 환율은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개입으로 상승세를 약간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환율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로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주식, 외환, 채권시장이 서로 얽혀서 동반 추락하고 있어 한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그리스의 부도 가능성 등에 대한 공포감으로 끝없이 떨어졌다.
먼저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44.73포인트(2.64%) 내린 1,652.71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6월10일(1,651.70) 이후 가장 낮다. 이로써 지난 8월9일 세운 장중 연중 최저치인 1,684.68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96포인트(8.28%) 폭락한 409.55으로 마쳤다. 극도로 고조된 불안감으로 인해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진 개미들의 '묻지마' 투매현상으로 무려 190개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져 코스닥시장도 패닉 상태가 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29.80원 급등한 1,195.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31일 1,198.10원 이후 13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며, 1,200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장 막판 환율이 급등하자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채권 금리도 뛰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이날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4bp(0.04)% 오른 3.43%를 기록했다.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6bp(0.06%) 오른 3.51%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8bp(0.08%) 오른 3.84%를 기록했고, 20년만기 국고채는 9bp(0.09%)오른 3.97%로 거래를 마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환율이 장 막판에 1,200원선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우려한 채권 매도 욕구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아시아증시의 주요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6.13포인트(2.17%) 하락한 8,374.13, 토픽스지수는 15.69포인트(2.11%) 내린 728.85로 각각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69.10포인트(2.40%) 급락한 6,877.12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55포인트(1.67%) 급락한 2,392.61, 선전성분지수는 209.93포인트(1.99%) 떨어진 10,328.5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상하이지수는 작년 7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