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지난달 초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폭락장 이후 국내 주식에서 외국인 자금이 7조원 넘게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만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7조원 넘게 빠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계 자금은 채권에서도 계속 빠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다시 3bp 포인트 상승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빼간 자금은 무려 7조3천억원(체결기준)에 달했다.
지난달 5조1천억원이 이탈한 데 이어, 이달 들어 26일까지 2조2천576억원의 자금이 나갔다. 특히 최근 3거래일 만에 1조2천725억원이 빠져나갔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의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투자금을 회수해갔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자금과 미국 자금이 계속해서 뭉터기로 빠져나가고 있다.
유럽계 투자자들은 지난달 3조4천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이달 들어 8천920억원의 자금을 빼갔다. 그리스 등 피그스(PIIGS) 국가 4천428억원, 룩셈부르크 4천376억원, 프랑스 2천853억원이 각각 이달 들어 빠져나갔다.
미국은 4천665억원을 빼갔고, 케이만아일랜드도 6천445억원을 회수했다.
유럽 자금의 이탈은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채권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유럽 투자자들은 국채 채권시장에 1천340억원을 순투자했지만, 이달 들어 전날까지는 1조94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영국이 8천876억원의 자금을 빼갔고 프랑스도 2천685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CDS 프리미엄은 전날 뉴욕시장에서 3bp(1bp=0.10%) 오른 205bp에 달해 22일(206bp) 이후 다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상승했다. 22일의 206bp는 2009년 6월17일(206bp)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대책을 제시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