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당국이 최근 실시한 저축은행 경영진단을 통해 나타난 검사ㆍ감독 결과를 토대로 개별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분류를 잠정 확정, 40여개 저축은행을 `우량' 등급으로 확정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저축은행이 '우량은행'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경영진단을 받은 85개 저축은행의 경영지표를 분석,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감독당국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를 넘는 우량 저축은행은 40여곳이 해당된다. 특히 스타(36.00%), 대원(31.20%), 한신(23.99%), 부림(22.74%), 오성(21.74%) 등 몇몇 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20%를 웃돈다.
BIS 비율이 감독기준인 5%를 넘었지만 10%에 미치지 못하는, 그래서 현재는 안전하지만 자본확충 등 경영개선 노력이 요구되는 저축은행은 약 3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발표된 61개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한국(6.06%), 현대스위스(6.15%), 진흥(9.11%), 현대스위스2(9.16%), 솔로몬(9.20%), 현대스위스3(9.57%) 등 대부분의 대형계열 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5~10%에 머물렀다.
골든브릿지(5.57%), 더블유(5.89%), 세종(7.58%), 스마트(8.32%), 늘푸른(8.68%), 엠에스(9.07%), 인천(9.17%), 모아(9.24%), HK(9.26%), 참(9.37%), 금화(9.59%), 강원(9.83%), 구미(9.87%) 등도 BIS 비율이 5∼10% 사이였다.
이 가운데 24개 저축은행은 공적자금에 해당하는 금융안정기금을 신청할 수 있다. 금융안정기금은 BIS 비율이 5∼10%인 저축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지원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기시정조치(부실우려 금융회사의 정상화 조치)가 유예된 저축은행은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할 때까지 금융안정기금도 지원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BIS 비율이 5%에 못 미치거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6개 저축은행도 대부분 증자 등 자구노력을 통해 건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 신민 등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 저축은행은 모기업(웅진, 삼환)의 증자가 이뤄져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며, 예쓰, 예나래 등 예금보험공사가 인수한 가교저축은행 역시 BIS 비율에 영향받지 않고 정상 영업한다.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상장사와 후순위채 발행사 등은 이날까지 공시를 마쳐야 하며, 나머지 저축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말 공시를 두고 일각에서 우려한 것과 달리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계법인이 새로 수익금을 찾아낸 일부 저축은행은 경영진단 때보다 BIS 비율이 다소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 저축은행이 BIS 비율은 5%를 넘겨 결산기일을 `무사통과'했지만,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쌓인 탓에 부실자산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조속한 부실 정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됐다.
특히 한국저축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대출비율)이 7.33%에서 19.02%로 갑절 넘게 급등했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도 부실대출비율이 7.89%와 7.88%에서 17.20%와 12.30%로 많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