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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TX·CJ 내부거래 공시위반으로 8억 과태료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현대자동차와 STX, CJ의 그룹 계열회사들 절반 이상이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해 이사회 의결 및 공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8억여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최근 현대자동차 계열 11개사, STX 11개사, CJ 10개사에 대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의무 이행을 점검한 결과, 19개사에서 31건의 공시의무 위반행위를 적발해 이같이 과태료를 물렸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3개 기업집단의 32개 계열사 중 59.37%(19개사)가 공시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부과된 그룹별 과태료는 현대자동차 2억2천394만원, STX 6억1천700만원, CJ 400만원 등이었다. 이번 과태료 액수는 지난 200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룹별 공시위반은 현대자동차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STX 12건, CJ 4건이었으며, 유형별로는 지연공시 11건, 미의결 8건, 미의결ㆍ미공시 4건, 미공시 4건, 허위공시 3건, 주요내용누락 1건 등이었다.

위반수로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많았고, 과태료 부과 금액은 STX가 가장 많았고, 유형별로는 지연공시가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에서는 지난 2007년 도입된 상품ㆍ용역거래의 공시위반이 최초로 10건 적발됐다"며 "이밖에 공시위반 거래유형은 금융거래 8건, 자금거래 5건, 자산거래 5건, 유가증권 4건 등"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한 내부거래에 대해 강력 제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같은 강력한 과태료 부과 조치가 내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현대위아㈜는 글로비스㈜와의 상품ㆍ용역 거래 금액이 20% 증가해 주요내용의 변경 공시를 해야 함에도 의결없이 공시했다가 적발됐다.

STX그룹 소속 STX메탈㈜은 STX건설㈜와 공장신축과 관련된 상품ㆍ용역거래에 대해 의결도 하지 않고 공시도 하지 않았다.

CJ그룹 소속 CJ엠디원㈜는 CJ제일제당㈜와 부동산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쳤으나 공시를 빼먹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내부거래 공시의무 이행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위반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과 자금, 자산, 상품ㆍ용역 등을 거래하는 것으로 거래금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의 10% 이상인 거래를 할 때엔 사전에 이사회 의결 후 공시를 해야 한다.

한편, 공정위는 대기업의 계열회사 지원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오는 11월에 공시대상을 거래금액이 50억원 이상 또는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의 5% 이상일 경우 공시토록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