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저축은행 3곳 중 2곳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를 넘어 비교적 우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BIS 비율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삼보저축은행은 90.77%로 가장 높았으며, 영업 중인 저축은행으로는 스타저축은행, 대원저축은행, 센트럴저축은행, 오성저축은행 등이 20%를 넘었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 보면, 저축은행의 경영이 매우 악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푸른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등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경영 실적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40곳을 넘었고 이들 적자를 기록한 은행의 당기순손실 또한 1조원에 달해 지난해에 이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수많은 저축은행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려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앞두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 친 저축은행들이 각종 자구노력과 자본확충으로 BIS 비율은 급하게 맞췄지만, 실제로 수익은 거의 거두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 경영이 앞으로 더 부실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이루어지는 경영진단에서 추가 영업정지도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90개 저축은행이 공시한 2010회계연도 경영실적에 따르면, 74곳(82.2%)이 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저축은행이 90.77%로 BIS 비율이 가장 높았고, 스타저축은행(36%) 대원저축은행(31.20%), 센트럴저축은행(29.20%) 등의 순이었다.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삼보(90.77%)를 제외하고도 BIS 비율이 20%를 웃도는 곳은 8개사로 집계됐다.
BIS 비율이 감독기준인 5%를 넘었지만 10%에는 미치지 못한 저축은행은 34개사였다. BIS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5.57%였다.
미래저축은행(5.25%), 미래2저축은행(5.37%), 골든브릿지저축은행(5.57%), 유니온저축은행(5.81%), 더블유저축은행(5.89%), 신라저축은행(5.93%) 등은 가까스로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5%를 넘겼다.
지난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5% 미만인 저축은행이었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미래ㆍ미래2저축은행, 예쓰ㆍ우리ㆍ신민ㆍ무등ㆍ서울저축은행 등 8개 저축은행이었지만, 증자 등 자구책을 마련해 최근 BIS 비율을 5%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이에 따라 BIS 비율 5% 미만으로 나타난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인 예쓰저축은행(-23.77%)과 우리저축은행(-23.77%) 뿐이었다.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한국투자저축은행이 3.75%로 가장 좋았으며, 동부저축은행(4.60%)과 엠에스저축은행(4.85%), 남양저축은행(5%)도 좋은 편에 속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은 부실채권의 비율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0%를 넘는 저축은행은 경남제일저축은행(53.96%) 등 6개사였다.
반면 당기순손익은 약 5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90곳 중 43곳(47.7%)이 적자를 냈으며, 흑자를 낸 47곳 중 35곳(74.4%)은 당기순이익이 50억원 미만이었다. 특히 자산규모가 1조원 이상인 18개 저축은행 중 11곳이 적자였다.
개별 저축은행 기준으로 미래저축은행이 16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가장 많았고, 솔로몬저축은행(1천265억원), 한국저축은행(1253억원), 서울저축은행(1142억원), 현대스위스저축은행(618억원), 경기저축은행(535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내는 등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무려 43개사에 손실이 약 1조가 넘었다.
적자로 전환한 저축은행은 24개사, 적자 폭이 늘어난 저축은행이 10개사였고, 푸른저축은행(255억원), 고려저축은행(150억원) 등 일부 흑자를 낸 저축은행도 있었다.
특히 자산규모 2조원이상인 대형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이 1000억원대였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3000억원을 쌓다보니 적자가 났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관련 충당금 적립 때문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90개 저축은행의 자산은 약 5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자산규모로 저축은행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자산 5조1천348억원으로 5천845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