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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무사통과 속 지뢰 6개는 어딨나?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저축은행들이 30일 연간 실적공시를 완료함에 따라 하반기 구조조정이 완료됐다. 18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들을 제외한 다른 저축은행들은 모두 살아남은 것.

그러나 이번 공시에서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을 발표할 때 간신히 영업정지를 면했던 6개 저축은행의 명단은 밝혀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이 때 BIS 비율이 5% 이하여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이지만 자구계획을 심사한 경영평가위원회가 자체 정상화 여력을 인정하고 이를 유예해준 6곳이 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 예금주들은 숨어있는 지뢰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들 은행의 명단을 발표할 경우 뱅크런이 일어나 부실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명단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취지를 이해하기는 하지만 부실한 경영을 한 저축은행은 보호하면서 예금주들은 보호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단 발표로 인해 뱅크런이 일어나 저축은행이 문을 닫는다면 그것은 애초에 빌미를 제공한 저축은행의 책임이지만, 숨어 있는 저축은행들이 다시 부실화되어 영업정지될 경우 피해를 보게 될 예금주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는 것.

하지만 경영공시 마감일이었던 이날, 지난 18일 정부로부터 적시시정조치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저축은행들의 면면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먼저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는 대형 저축은행들로는 미래저축은행(-10.17%)이 있었으며, 자산 4000억원 미만의 소형사로는 미래저축은행의 계열사인 미래2저축은행(-0.18%), 경남제일저축은행(-41.45%)이 있었다. 이밖에 자산 2조원 이상의 다른 대형사가 이 대열에 포함됐지만, 정확한 명단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예쓰저축은행과 우리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감독 기준인 5%를 넘겼으며, 솔로몬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은 대부분 BIS 비율 5~10%에 포진했다. 이 구간에 해당하는 32개 저축은행은 자본확충 등 경영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또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부실대출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의 경우, 절반을 넘는 54개 저축은행이 10% 이상으로 나타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강도 높은 경영진단으로 상당수 자산이 부실로 평가됐다"며 앞으로 경영의 1순위를 부실자산 정리에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