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회사인 현대엠코에 따르면, 최근 본사 직원들을 급파해 리비아 굽바시의 2천가구 규모 주택공사 현장을 점검한 결과, 현지 주민들의 관리로 완벽하게 장비가 보전된 사실을 확인했다.
현대엠코는 리비아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3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굽바 주택공사 현장에 덤프트럭과 같은 대형 건설장비와 발전기 300여대, 자재, 숙소·식당 용도의 가설 건물 440여개동 등 모두 310억여원의 자산을 남겨두고 전원 철수했다.
하지만 이번 점검 결과, 공사장 주변에 사는 현지 주민들이 주·야간 2교대로 25명씩 투입해 6개월 동안 무장경비를 서준 덕분에 중장비 등 모든 자산이 약탈을 피해 무사히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돈을 주고 고용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주민들이 살게 될 집이라서 그런지 알아서 잘 지켜줬다"며 "감사의 뜻으로 경비해준 기간의 급여와 유류 비용을 보상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1차 파견 직원들이 조만간 귀국하면 현지 상황을 검토해 이르면 다음달 안으로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벵가지 복합화력발전소 등 7곳에서 총 2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던 대우건설도 현지 점검 결과, 사업장에 별다른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트리폴리 호텔의 유리창이 일부 깨진 것을 제외하면 전혀 타격이 없다"며 "우리가 고용한 현지인들이 공사 현장을 계속 지켜줬고 국가가 발주한 사업은 발주처에서 스스로 경비원을 고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도 현지 치안이 안정되면 곧바로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리비아에서 주택 건설사업을 벌이던 신한건설과 한일건설도 올해 안으로 다시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위야 등 4개 현장에서 주택 1만가구를 짓고 있는 신한건설은 현지 경비용역 인력을 고용해 공사 현장을 유지, 자위야를 제외한 나머지 현장에서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한건설 관계자는 "국영 회사들이 발주한 사업이라 경찰과 현지인들이 잘 보호를 해줬다"며 "자위야 도시기반시설 구축 사업장에는 약간 피해가 있었지만 입국 문제만 잘 해결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위야 사업장 등에서 중장비 손실과 숙소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데 대해서는 발주처에서 손해를 배상해주겠다는 공문이 와 2천500억원의 배상금을 신청했다고 신한건설은 전했다.
역시 자위야 등 4곳에서 주택사업을 벌이던 한일건설은 지난 30일 선발대로 본사 직원 3명을 파견, 리비아에 남아있던 한국인 직원 3명과 함께 현장 상황을 점검해 공사 재개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일건설 관계자는 "리비아에 남아있던 한국인 직원 3명과 제3국 근로자 6명이 바리케이드까지 쌓아 목숨을 걸고 현장을 지켰다"며 "현장에 들어가 상황을 살펴보고 발주처와 공사 기성금과 손해배상 문제 등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